[세계경제 '차이나쇼크'] '우리경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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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성장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중국 정부 방침이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선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가 냉각될 경우 대(對)중국 수출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세가 급격히 꺾일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세계 주요 선진국의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세계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 확률이 높아지고 위안화 절상압력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점에서는 중국의 '경기연착륙' 시도가 오히려 국내 경제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 수출 타격은 불가피
국내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국시장의 비중은 최근 들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지난 2001년 2백75억달러였던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4백97억달러로 2년새 두 배가량 늘어났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18.4%에서 지난해엔 25.7%로 뛰었고 올 1ㆍ4분기(1∼3월)에는 27.5%로 한층 더 높아졌다.
지난해부터는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수출 1위 국가에 올랐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그동안 한국이 기록적인 수출 호황을 누린 것은 대부분 중국 덕분"이라며 "중국이 페이스 조절을 하면 국내 수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위안화 절상 압력은 낮아질듯
그동안 미국 등으로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위안화 절상압력은 다소 누그러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이 경제성장 속도를 늦출 경우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선진국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원화환율에도 하락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도 "중국이 경기연착륙을 시도하더라도 수출에는 손을 대지 않고 내수를 줄이는 데만 치중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볼 때도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으로 중국이 금리(이자율)를 높일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이자율을 높일 경우 해외자본 유입이 증가해 중국 경기가 더 과열될 우려가 있다"며 "금리보다는 재정지출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지나친 과민반응은 금물
한국의 성장률 둔화를 우려할 만큼 중국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박재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어느 나라 정부도 자국의 성장세를 급격히 떨어뜨리는 정책을 쓰진 않는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제한적인 긴축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 상무도 "중국이 경기연착륙에 성공하면 우리 경제도 중국의 급격한 경기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되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재석ㆍ김동윤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