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와 외국인의 사상 최대 주식매도로 국내 증시가 홍역을 치렀다. 29일 종합주가지수는 2.93%, 코스닥지수는 4.73% 급락했다. 한국은 중국 경제 성장의 최대 수혜국이란 점에서 '중국 쇼크'의 후폭풍이 그만큼 컸다. 특히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만 7천7백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 '셀 코리아(Sell Korea)'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직 상승 추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며 "이날 충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 급락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소수였다. ◆ 중국 쇼크는 오래된 얘기 낙관론의 근거는 중국 쇼크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됐다는 점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중국 정부가 고속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성장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얘기는 작년부터 나온 것"이라며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직접 이를 언급했다는 점을 빼면 새로울게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증시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뜻이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아직은 '기우'에 불과하다는게 중론이다. 윤용철 리먼브러더스 상무는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경고신호"라며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박윤수 LG투자증권 상무는 "현재 한국경제는 내수시장의 침체를 수출로 만회하는 구조"라며 "중국의 성장둔화는 한국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 외국인 '셀 코리아' 아니다 외국인의 대량매도도 아직은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게 대세다. 외국인이 최근 3일간 국내 증시에서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처분했지만 작년 5월부터 이달말까지 27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인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물량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외국인의 대량매도는 그동안 한국증시에 투자해 막대한 이익을 낸 외국인들이 중국 쇼크와 미국 증시 급락 등 악재를 틈타 일시에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라며 "외국인이 모두 한국을 떠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분석했다. 신중론도 없진 않다. LG증권 박 상무는 "과거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진은 미국 달러 약세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덕분이었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이같은 기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의 경우 850∼880선, 코스닥지수는 440∼450선 정도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의 종합주가지수(875.41)와 코스닥지수(456.04) 수준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리먼브러더스 윤 상무는 오히려 "지금이 우량주를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특히 B&F투자자문 김 사장은 "중국 관련주에 관심을 갖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LG증권 박상무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