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 전남지사 한강 투신자살] 비리수사 압박감…'恨江'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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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소환조사를 받던 박태영 전남지사가 29일 한강에 투신, 자살함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박 지사는 부하직원들의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이날 사흘째 조사를 받을 예정이어서 검찰의 '강압수사여부'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변호사 입회아래 조사가 이뤄졌고, 청사 밖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며 강압수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 투신직전 행적 =박 지사는 이날 낮 12시48분께 부인의 개인 운전기사인 임청기씨(63)가 운전하는 자신 소유의 전남57 다 2233호 오피러스 승용차를 타고 반포대교를 건너던중 남단에서 북단 방향 4백50m 지점에 차를 세우게 한 뒤 곧장 한강으로 뛰어들었다.
임씨는 "박 지사가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구토가 나려고 한다. 바람을 좀 쐬고 싶으니 차를 잠깐 세우라'고 해서 차를 세웠더니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말릴 틈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이날 오전 7시 집을 나와 12시까지 팔래스호텔에서 변호인 및 지인들과 만나 검찰수사에 대한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검에 출두, 증인과 대질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 왜 극단 택했나 =박 지사가 투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검찰조사 과정에서 강한 심리적 압박감을 받은 때문으로 일단 풀이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7일 처음으로 박 지사를 소환해 비리 연루여부를 추궁했지만 뚜렷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28일 두번째 박 지사를 불렀고, 투신한 날인 29일 오후에도 사흘째 보강조사를 벌일 예정이었다.
이와 함께 비리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모멸감과 자존심의 상처가 한 요인이 됐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특히 일부에선 안상영 전 부산시장과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자살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측근들은 박 지사의 표정이 어두워 보이기는 했으나 특별한 징후를 보이진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우발적' 선택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오전 전남에서 상경한 이개호 전라남도 자치행정국장은 "박 지사가 호텔에서 변호사들과 얘기하고 있다고 해서 호텔로 갔고, 오전 10시쯤 박 지사를 만났으나 별다른 얘긴 없었으나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면서 "지사님께 '힘내시라'고 위로했고 낮 12시15분께 호텔을 출발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