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황호 현대자동차 사장은 29일 "(현대차는)전략적 제휴없이도 글로벌 톱5라는 비전을 달성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관계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현대차 최고 경영진의 이 같은 발언은 다임러가 뉴욕에서 경영감독위원회를 열어 현대차와의 제휴 관계를 재검토하기 직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사장은 이날 여의도 증권거래소에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연산 5백만~6백만대 생산체제라는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현대차는 전략적 제휴없이도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톱5 전략 자체가 독자생존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라며 "현재의 기술개발 속도와 품질관리 수준 등을 감안하면 이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형 '세타엔진'은 크라이슬러 및 미쓰비시에 5천7백만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생산키로 합의해 이미 공장을 건설 중"이라며 "이는 다임러와 현대차간 프로젝트별 제휴의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다임러와의 제휴가 포괄적인 제휴가 아닌 프로젝트별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임러측은 당초 현대차 지분 전량 매각 및 상용차 합작 파기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쓰비시 지원 중단 변수로 최종 결정이 보류되고 있으며 30일 새벽(한국시간) 열리는 다임러 경영감독위에서 관련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