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29일 한국 경제의 현 상황과 관련, "약한 체질에 링거주사를 놓아 억지로 체온을 유지시켰지만 체질개선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정 총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충청포럼 주최로 열린 '내가 본 한국경제와 대학'이란 주제의 특강에서 "한국 경제는 고용 물가 등 거시지표를 보면 '괜찮다'는 평가를 받을만 하지만 제조업의 총자산수익률 등 미시적인 구조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가 이처럼 '좋은 거시경기-나쁜 미시구조'를 보이게 된 이유로 압축성장에서 빚어진 경제구조의 왜곡과 정부ㆍ금융기관 등의 도덕적 해이 등을 꼽았다. 정 총장은 따라서 이같은 경제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개입해 구조조정을 적극 장려하고, 그 역작용을 막기 위해 실업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