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염] 여성에겐 흔한 성인병 ‥ 가볍다고 놔두면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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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이 끝나면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커플들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달콤한 신혼을 보내야할 시기에 신부가 덜컥 방광염에 걸려 신랑 혼자 독수공방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잦은 성관계로 인해 균이 요도로 침투할 경우 방광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방광염은 여성이 일생동안 한 번은 걸리는 흔한 성인 여성병이다.
방광염 자체는 대수롭지 않은 병이지만 자주 재발하거나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급성 신우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방광염의 증상과 치료,예방법을 알아본다.
< 도움말 = 조용현 여의도 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 >
⊙대장균이 주 원인
방광염은 외부에서 방광 안으로 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균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항문 주위와 직장에 서식하는 대장균이다.
대변 속에 가장 많은 균으로 항문과 가장 가까운 요도 입구나 질속에 모여 있다가 방광 안으로 들어가 병을 일으킨다.
그 외에 바이러스,진균,결핵균,매독에 의해서도 방광염이 발생한다.
임신 중에는 자궁이 방광을 누르게 돼 방광염의 발병 빈도가 증가한다.
폐경기 이후에는 여성 호르몬의 변화로 방광염에 잘 걸리게 된다.
여성의 요도 길이가 짧은 것도 원인이다.
여성의 요도 길이는 4∼5㎝로 남성(15∼20㎝)에 비해 훨씬 짧다.
또 남성은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항균성 물질이 요도로 올라오는 균을 죽이기 때문에 방광염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균이 들어간다고 해서 반드시 염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 보통 염증이 생긴다.
몹시 피곤하거나 섹스 직후 질 속에 피임 제제인 살정제나 피임기구를 삽입할 때 균이 함께 들어가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신혼 여성들이 잘 걸려
방광염에 걸리면 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면서 통증이 오며,빈뇨 급뇨 증상을 보인다.
또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으며 심하면 혈뇨가 나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열은 나지 않으나 신장으로 균이 들어갔을 경우에는 전신에서 고열이 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결혼 초기의 여성들이 방광염에 잘 걸리는 데 이를 '밀월성 방광염' 또는 '허니문 방광염'이라고 부른다.
여자의 성기는 여성호르몬 작용에 의해 항상 산성을 유지하면서 침입하는 세균을 살균한다.
그러나 신혼초에는 성관계가 잦아 자극을 심하게 받게 되며 이로 인해 산성 방어막이 깨지면서 방광염에 걸리게 된다.
방광염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하게 된다.
요배양 검사로 원인균이 배양돼야 방광염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로 병원에서는 전형적인 방광염 증상을 보이면 요배양 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치료에 들어간다.
⊙항균제로 치료 가능
적절한 항균제를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치료된다.
항균제는 요배양검사와 감수성검사를 한 다음에 투여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방광염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원인균이 장내 세균인 대장균이어서 광범위 항생제인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앰피실린,퀴놀론과 같은 항균제가 처방된다.
물을 많이 먹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 지나치게 뜨겁지 않을 정도의 물로 좌욕을 하면 방광의 긴장이 풀리고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서 치료에 보탬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재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크렌베리 주스 예방에 좋아
방광염 예방에는 생활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항상 항문과 질 주위를 청결하게 해야 한다.
대변을 본 후 휴지로 항문을 닦을 때 앞에서 뒤로 닦는 게 좋다.
소변을 본 후에 휴지로 요도를 닦는 건 피해야 한다.
휴지 대신 마른 거즈 등으로 물기만 제거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
섹스 전후에 소변을 보거나 뒷물을 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광염 예방법이다.
특히 섹스 후 바로 소변을 보면 균이 요도로 들어갔다 하더라도 배출되는 효과가 있다.
물을 많이 먹어 방광을 세척하는 것도 좋다.
최근 들어서는 재발성 요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가지 연구가 진행 중인데 이 가운데 크렌베리 주스가 주목받고 있다.
크렌베리 주스를 복용하면 세균뇨와 농뇨를 감소시켜 요로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보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