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종합기계 매각때 노조도 입찰자격 준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우종합기계 노동조합이 회사 매각을 위한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30일 "내부협의를 거쳐 조만간 노조에 입찰참여 제안서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종합기계 노조도 입찰참여 방안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대우종합기계 노조에 입찰 제안서를 보내기로 한 것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적자금 투입 기업 매각 점검회의'에서 부실기업의 노조 등 이해 관계자들에게도 매각 참여기회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기계 채권단의 이번 조치는 부실기업 매각에서 노조 참여를 허용한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채권단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회생시킨 기업 매각을 둘러싸고 '부실기업 처리의 지분권 인정'에 대한 논란을 증폭시킬 전망이다.
◆회생한 부실기업 '지분 논란' 커질 듯
회생한 기업의 채권단은 기업매각의 권한은 '주주이자 채권자'인 채권단에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가 어려울 때 돈을 투입하고 부실해진 채권을 출자전환해서 기업을 살려놓은 만큼 그 주식을 누구에게 매각할 것인가는 주주의 고유 권한이라는 것이다.
대우기계 채권단 관계자는 "이를 침해하는 것은 채권단의 이해를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통한 국민부담 최소화라는 공적자금 투입 명분에도 위배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그러나 직원들도 회사의 한 주체로서 매각과정을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 인수 자격도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금속연맹 김연홍 정책부장은 "주주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점은 인정한다.하지만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면서 회사 회생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회사 인수기회를 주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말했다.
노조가 회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경영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인수자 적격성 논란도 확산
노조측은 입찰에 참여해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기업을 회생시킨 전문경영인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경영상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그러나 노조가 회사를 인수할 경우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과거 기아자동차가 전문경영인과 노조의 협의를 통한 경영 모델을 채택했지만 부도난 사례가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은 노조가 대주주인 회사에 돈을 빌려줄 때 리스크가 높다고 보고 더욱 높은 이자를 받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경영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측은 그러나 "금융사들은 전문경영인이 갖고 있는 사업내용을 보고 리스크를 판단하지,누가 대주주인가는 중요한 고려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노조의 부실기업 인수 적격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어,대우종합기계 매각입찰에 노조를 참여시키기로 한 채권단의 방침이 향후 매각이 예정돼 있는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 다른 모든 공자금 투입 기업들로까지 확대될 지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게 됐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
◆알림=민주노동당은 한경 30일자 1면 '부실기업 매각 노조참여 허용'기사와 관련,청와대와 30일 실무협의를 가질 계획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