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핵심인물들 거취 윤곽] 정동영 黨잔류ㆍ김근태 입각 유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가 통일장관 입각이냐,원내대표냐를 놓고 막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김 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자청,"시간은 닥쳐오는데 내가 정리가 잘 안돼 곤혹스럽다.압력도 여러 군데서 받고 있다"며 "'정치 경력을 관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듣고 있다"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김 대표는 향후 대권을 위해 행정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온데다 노무현 대통령의 입각 요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희망해온 입각의 여건이 갖춰진 셈이다.
실제 김 대표는 "나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위해서도 행정부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를 에워싼 상당수 측근들과 개혁소장파가 당 잔류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원군인 개혁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원내에 진출한 상황인 만큼 당을 먼저 평정한 뒤 입각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대표가 "지난 8∼9개월 간 내가 당내 역할을 해와서 일종의 선점권이 있는게 아닌가.그런 점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같은 기류와 닿아 있다.
김 대표는 결단을 탄핵심판 이후로 미뤘지만 입각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의 거취는 당 내부의 역학구도와도 맞물려있다.
김 대표가 입각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정동영 의장은 당에 남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자연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해 7월쯤 개최예정이던 전당대회도 상당기간 늦춰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무엇보다 김근태-천정배의 대결로 압축됐던 원내대표 경선구도의 변화도 예상된다.
당장 이해찬 의원이 김 대표가 빠진 재야쪽의 대표주자로 부상,정 의장의 지원을 받는 천 의원과 한판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장영달 의원과 김한길 당선자도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김혁규 당선자가 총리,김원기 고문이 국회의장에 내정된 상태이고 문희상 당선자가 정무장관 등 당·청 및 야당과의 대화채널 역할을 맡도록 돼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의 거취는 여권 권력축의 완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의 거취에 눈길이 쏠린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