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현지 진출기업 파장점검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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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쇼크로 한국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받는 영향은 <>현지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파이낸싱) 차질과 <>중국 은행의 어음보증 거절에 따른 판매 위축 현상이다.
대기업 재무담당자들은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펴면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에 투자해온 대부분의 기업들은 투자재원의 절반을 현지에서 조달해왔다.
현지 1년만기 대출 금리가 연 5.36%로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조건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금융회사들의 체질이 약해 중국 정부가 금리를 약간만 올린다고 해도 금융 시장은 즉각 경색될 수밖에 없다.
중국에 투자하려던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다.
◆현지 파이낸싱 차질 불가피
중국이 철강 시멘트 등에 대한 신규투자를 억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중국 공장건설을 추진해온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INI스틸의 경우 다롄에 1천4백억원을 들여 연산 80만t규모의 형강공장을 짓기로 지난 2월 다롄 시정부와 양해각서를 맺었으나 이번 조치로 사업 허가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업 허가를 받아도 투자금의 절반 가량을 현지에서 조달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INI스틸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상을 통해 늦어도 6월초께 투자허가를 받을 계획"이라며 "중국에 진출한 외국은행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장자강에 스테인리스 열연공장 설립을 추진중인 포스코도 최근 자금차입 계약을 맺었으나 당초 계획대로 자금을 빌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포스코는 6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제강 및 열연공장을 설립하는데 필요한 7억5천만달러의 투자금액 가운데 3억3천만달러를 신디케이트론(은행공동대출)으로 조달키로 했다.
그러나 11개 금융사 중 중국계인 뱅크오브차이나가 중국정부의 대출억제 방침으로 중도 포기할 수 있는 만큼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사업의 채산성 악화
금융 경색으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한국 기업들의 중국 마케팅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금융 경색에 따른 이상기류는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삼성 중국본부 관계자는 "내수 영업을 하면서 구매자측으로부터 어음을 받는 게 관례인데 은행들이 신규여신 일시 중단으로 어음보증을 하지 않는 탓에 부분적으로 판매 위축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2년여전부터 중국은행들로 거래선을 바꾼 일부 기업들은 이번 중국의 신규여신 중단 조치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우리은행 베이징지점의 김범수 지점장은 "수입신용장 개설이 안되기 때문에 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원자재 수입에 애로를 겪는 한국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종합기계는 건설 토목 경기 위축으로 중국에서 굴삭기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종합기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내 굴삭기 판매량을 최대 1만대까지 예상했으나 차이나 쇼크의 영향을 감안해 판매목표를 8천대 정도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규 사업은 일단 보류
삼양사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 연산 1만t 규모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한데 이어 식품 의약 등의 분야에서 중국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삼양사 관계자는 그러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공장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예정이지만 나머지 투자는 전면 보류하고 중국 사태의 파장을 당분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인근에서 대규모 부동산 투자를 계획했던 한 중견 건설업체도 중국 경기 연착륙이 확인된 이후에야 중국 사업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이익원·정태웅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