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판교IC를 빠져나오자마자 우회전해서 한참을 올라가다보면 왼편에 일식당 '마쯔'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마쯔는 지난 2001년 5월에 오픈해 3년만에 분당에서 알아주는 일식집으로 자리잡았다. 대전 우송대 외식조리학과 교수이기도 한 박해금 사장(45)은 호텔 일식 주방에서 10년간 일을 배운 뒤 서울 강남의 식당에서 10년 정도 경험을 쌓았다. 풍부한 경험과 지식으로 만들어진 음식에는 상당한 '내공'이 담겨 있다. '마쯔'의 컨셉트는 지나치게 고급스럽지 않으면서도 품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것.그래서 가장 많이 나가는 생선회정식은 1인당 5만원,특정식은 3만5천원,점심은 2만5천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가장 비싼 메뉴는 8만원짜리다. 회와 함께 묵은 김치가 나오는 게 이곳의 특징이다. 사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때 박 사장은 일본의 스시집에서 사스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한국의 김치를 회와 함께 내놓는 것을 보고 이 방식을 도입했다. 그래서 이름도 '바이오사스 김치'다. 보통 도다리 등 잡어회는 김치에 싸서 먹지만 흰살 생선에 김치를 싸먹도록 하는 곳은 아마 이곳이 처음일 게다. 간장게장에 회를 찍어먹도록 한점도 독특하다. 회와 함께 나오는 음식들은 철 따라 바뀌며 평소 먹기 힘든 것들도 많다. 요즘은 석화가 나오는데 향긋한 향이 입맛을 돋워준다. 이곳의 또 하나의 감동은 '자연산 송이차'다. 조그맣고 예쁜 1인용 찻병에 담아 나오는데 고소한 맛과 향이 기막히다. 처음에 회를 열심히 먹은 후 입맛을 가다듬도록 중간에 서비스된다. 말린 다랑어와 송이 다시마 새우 등을 넣어 만들었다. 식사도 특이하다. '오차즈케'라 해서 우메보시(매실 장아찌 일종)를 얹은 밥에 일본식 녹차인 '오차'를 붓고 고추냉이(와사비)를 첨가해 말아먹는다. 와사비의 톡 쏘는 맛과 오차의 맛이 입맛을 자극한다. 가자미식혜를 얹은 깎두기에 김밥말이를 주문해도 된다. 가자미식혜의 신뜻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후식으로 나오는 얼린 감도 개운하기 그지없다. (031)718-1800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