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다가오면서 여권의 새로운 권력지도가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공개적인 언급이 없어 '개편안'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열린우리당의 복잡한 역학 구도가 조금씩 정리돼가는 분위기다. 가장 큰 관심사는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거취. 김원기 고문이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굳어지면서 정 의장과 김 원내대표 모두 내각으로 들어가 부처 장관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입각 시기와 관련,김 원내대표가 노 대통령 복귀를 전제로 곧바로 개편될 내각에 기용되는 반면 정 의장은 6·5 지자체 재·보궐 선거를 치른 뒤 합류한다는 게 당내의 예측이다. 당초 총선 직후 여당 내부에선 '김 원내대표 입각,정 의장 잔류'를 점치는 시각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 동반입각론이 나오는 것은 '차기 구도'까지 연계된 여권 내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동반 입각론은 "행정부처 장관 경험이 차후 대통령이 될 경우 국정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노 대통령의 지론이 바탕에 깔려있다. 차기 주자의 힘을 골고루 분산시키면서 조기 대권경쟁을 차단하는 노 대통령의 '디바이드 앤 룰'(분할정치)의 일환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본인의 관심 분야와 희망을 반영해 김 원내대표는 통일부,정 의장은 정보통신부 장관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차기 총리는 김혁규 당 상임중앙위원이 유력한 가운데 여성 기용을 전제로 한 한명숙 의원과 조세형 당 상임고문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차기 당 지도부 구성에서는 정 의장 다음 서열인 신기남 상임중앙위원 체제로 일단 가면서 바로 새 지도부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허원순·이재창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