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뇌 질환도 방사선 치료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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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암 등 질병을 치료하는 첨단 방사선 수술장비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방사선이 암 등 질병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방사선 치료를 하면 암 조직 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에도 부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뇌질환의 경우 방사선 치료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우려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감마 나이프'(Gamma Knife),'노발리스 광자 빔','사이버 나이프'(Cyber Knife)다.
이들은 암 및 뇌질환 치료에 쓰이는 최첨단 방사선 수술 장비로 여러 곳에서 분산시킨 방사선을 쬐어 암세포만 괴사 또는 파괴하게 된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는 것과 같은 원리다.
감마 나이프와 노발리스 광자 빔은 뇌질환 치료 전용이며 사이버 나이프는 뇌질환을 비롯해 폐암 간암 등 모든 암 치료에 쓰인다.
뇌질환 치료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의료보험이 적용되면서 종전에 8백50만원에 이르렀던 수술비가 4백만원대로 줄어들었다.
감마 나이프와 사이버 나이프의 치료 방법을 알아본다.
◆뇌질환 치료엔 감마 나이프=감마 나이프란 방사선 동위원소인 코발트60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뇌종양,뇌혈관 기형 등 머리 속의 병변에 쪼이는 장비다.
정상적인 뇌조직에는 손상을 입히지 않고 병변만을 파괴시킨다.
전신 마취나 피부 절개를 하지 않아도 된다.
1967년 스웨덴에서 처음 개발됐으며 세계에 2백대 가량이 보급돼 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등에 설치된 C타입의 감마 나이프는 과거의 수동방식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병변 위치의 설정,방사선 조사시간 등이 자동화돼 의료진의 실수를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
의료진이 수동으로 병변의 위치 좌표를 조작할 때 발생하던 오차(0.5㎜)를 0.1㎜로 줄였고,방사선 조사시간도 0.1분에서 0.01분으로 세분화돼 정확도가 높아졌다.
감마나이프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머리를 고정하는 틀을 부착한다.
진단에 따라 MRI,CT,혈관조영술 등으로 방사선 수술에 필요한 3차원적 영상이미지를 확보하면 핵물리학자가 주변 정상 뇌조직의 손상을 최대한 피하면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향,범위,방사선량 등을 계산한다.
환자는 수술 테이블에 누워 미리 계획된 수술좌표에 따라 정해진 양의 방사선을 쬐게 된다.
방사선을 쪼이는 동안 통증이나 소음은 전혀 없으며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편안히 누워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수술 시간은 30분에서 최장 2시간 정도 걸린다.
감마 나이프로 수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뇌혈관 기형과 뇌종양이다.
특히 뇌동맥과 정맥 기형,청신경 초종(청각을 담당하는 뇌신경인 청신경을 싸고 있는 신경초세포에서 발생하는 뇌종양),몸의 다른 장기에 생긴 암이 머리로 퍼진 전이상 뇌종양 치료에 좋다.
최근에는 삼차신경통과 암환자의 통증 치료에도 쓰이고 있다.
감마나이프가 있는 병원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부산대병원 부산백병원 경희의료원 등 7곳이다.
일산백병원은 감마나이프와 같은 시스템인 노발리스 광자빔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나이프는 모든 암 치료 가능=사이버나이프는 미국 국방부가 크루즈 미사일 요격을 위해 개발한 항법 장치에 독일의 로봇 기술이 결합된 수술 장비다.
신체를 기준 좌표로 삼아 로봇 팔이 환자의 환부 주위를 움직이면서 3천6백 방향에서 저에너지 방사선 빔을 조사해 암을 파괴한다.
뇌,척추,췌장,폐,간 등의 종양과 뇌동맥 정맥기형,통증,간질,파킨슨병 등의 치료에 이용된다.
CT나 MRI에 나타나는 종양은 사이버 나이프로 모두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종양이 불규칙하고 모양이나 병변의 크기가 클 때도 치료할 수 있다.
CT나 MRI로 촬영한 정보가 사이버 나이프 컴퓨터로 전송되면 의료진이 병변의 위치와 크기 등을 확인하고 핵물리학자와 치료 계획을 세운다.
환자는 수술대에 누워 있기만 하면 된다.
첨단 로봇을 이용한 무통 무혈의 방사선 수술이어서 감염이나 수술 후 뇌조직 손상 및 통증 등의 부작용이 없다.
감마 나이프와는 달리 뇌질환 수술시 머리를 틀로 고정할 필요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사이버 나이프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가 몸을 움직여도 레이저가 이를 감지해 수정한 다음 방사선을 암 부위에만 정확하게 조사한다는 점이다.
입원하지 않고 통원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수술 시간은 1시간 정도다.
현재 사이버 나이프가 설치된 병원은 강남성모병원과 원자력병원 등 두 곳이다.
지난달 대전에 문을 연 을지병원도 올해 안에 사이버 나이프를 설치할 계획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도움말=이정일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김문찬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