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소아 성인병) 엄마ㆍ아빠랑 운동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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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인 K군은 최근 어머니와 함께 한 종합병원의 비만 클리닉을 찾았다.
키 1백45cm에, 체중 62kg인 K군이 비만 탈출에 나선 것이다.
K군의 경우 2년 전 어머니가 병으로 장기 입원하면서 중국음식 빵 과자 피자 등으로 자주 끼니를 떼운게 화근이 됐다.
몸무게가 불어나면서 항상 피곤하고 수업시간에도 자주 졸고 숨이 차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없었다.
K군은 결국 비만클리닉에서 운영중인 체중조절 프로그램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게된 것이다.
소아 비만뿐만 아니다.
당뇨 고혈압 변비 등 성인병으로 알려진 생활 습관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최근들어 부쩍 많아졌다.
전문의들은 "소아 성인병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걸린다"며 "주위의 관심과 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5일 '어린이 날'을 앞두고 소아 성인병에 대해 알아본다.
# 비만치료는 부모와 함께
소아 비만은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에 중점을 둬야 한다.
정상 체중으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5년간 이같은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따라서 아이들이 올바른 식사 및 생활습관을 갖도록 부모가 적극 도와줘야 한다.
비만 치료의 기본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 그리고 행동요법이다.
어린이는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섭취 열량을 과도하게 제한하면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 성장과 발육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만도가 30%인 경우 현 체중을 유지하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
체중은 그대로지만 매년 5cm가량 키가 자라므로 비만이 없어지는 것이다.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10대 후반은 하루 5백kcal의 열량 섭취를 줄이면 1주일에 5백g 정도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이때 운동을 병행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문제는 살이 찐 아이들은 운동하기를 꺼린다는 점이다.
이는 운동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체력이 달려 남들 만큼 잘할 수 없다는 열등감 때문이다.
아이 혼자서 운동을 하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반드시 부모가 함께 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시작해 조깅, 자전거타기, 계단 오르내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5회 정도 하면 효과적이다.
# 비만은 동맥경화 유발
홍콩의 중국대학 캄우 교수가 지난달 미국심장학회 학술지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아 비만의 동맥경화 상태는 10년 이상 흡연을 한 중년 남성과 비슷하며, 이 경우 65세 이전에 심장마비나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보통 사람보다 5배나 높다.
동맥경화로 뇌혈관 심장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일으켜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다.
동맥경화의 초기 증상은 비만한 산모의 태아에서도 나타나며, 대부분 어릴 때부터 시작된다.
어릴 때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동맥경화 증상을 없앨 수 있지만 성장 후 굳어진 동맥경화는 아무리 치료해도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어린이 동맥경화를 방지하려면 올바른 식사 습관을 가지고 꾸준히 운동하는 수밖에 없다.
# 성인형 당뇨 원인은 비만
보통 소아 당뇨는 유전이나 면역계 이상으로 인해 발병한다.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성인형 당뇨는 비만이 원인이다.
소아 당뇨는 선천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므로 인슐린 주사를 꾸준히 맞아야 한다.
이에 비해 성인형 당뇨는 비인슐린 의존형으로 생활습관을 바꾸면 치료할 수 있다.
성인형 당뇨는 보통 중ㆍ고등 학생에서 많이 발생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균형 잡힌 영양 섭취다.
성인형 당뇨병 자체가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체내에 불필요한 당분 및 지방이 많아 생기는 병이므로 어릴 때부터 음식물에 주의해야 한다.
일명 오백(五白)식품인 흰쌀 흰밀가루 흰설탕 흰소금 흰조미료 등을 비롯해 인스턴트 식품, 동물성 지방의 과잉 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 췌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효소가 풍부한 씨눈 달린 곡식과 과일류 채소류 해조류 어패류 등 자연식품을 많이 먹는게 좋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며 아이가 병을 치료할 의지를 갖도록 부모가 격려해 주는게 바람직하다.
# 스트레스 받으면 변비
변비는 성인 여성의 대표적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소아들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변비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가 주 원인이다.
소아 변비의 65%는 심리적인 것으로 학교나 유치원에 갓 들어간 아이에게서 잘 나타난다.
집에서와는 달리 쉬는 시간에 맞춰 화장실에 가야 하고, 화장실이 낯설어 화장실에 가지 않고 변을 참다가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방과 후 학원을 돌아다녀야 하는 부담감도 영향을 준다.
어린이 변비를 고치려면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변의를 참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그쳐서는 안되며 격려로 자신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 도움말=강재헌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소장, 진동규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 박혜영 인천 힘찬병원 부원장, 오소향 강남서울외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