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주말이면 풀코스 마라톤(42.195km) 대회는 물론 10km, 20km 등 단축 마라톤 대회가 벌어진다. 단축 마라톤은 직장 체육대회의 단골 메뉴가 된지 오래다. 마라톤 동호회가 직장마다 생길 정도로 마라톤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마라톤 인구가 늘면서 단축 마라톤 단계를 넘어 풀코스에 도전하는 일반인들도 증가하고 있다. 또 2∼3시간대에 풀코스를 주파하며 전문 마라토너 못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도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아마추어나 전문 마라토너들이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써야 할 용품은 무엇일까. 바로 몸을 실어 달리는 신발이다. 일반 운동화를 신고 마라톤 풀코스나 단축 마라톤 코스를 달렸다가는 무릎 고장은 물론 몸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 신발은 자신의 발에 잘 맞고 탄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러나 아마추어의 경우 전문 마라토너 신발을 그대로 따라 신을 필요는 없다. 참여와 완주가 목적인 아마추어와 기록이 목적인 전문 마라토너의 마라톤화 선택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라톤화를 고르는 요령을 알아본다. ◆ 충격 흡수 능력을 우선 고려해야 =잠깐 외출할 때 신는 운동화로 42.195km의 풀코스 마라톤을 뛸 수는 없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찾아야 한다. 물론 맨발로 마라톤을 뛴 선수도 있었지만 이는 특이한 사례다. 이봉주 등 마라토너의 신발은 어떨까. 마라톤이 직업인 선수가 신는 신발이 일반인에게도 좋을까. 정답은 '노(No)'다. 그러나 달리기를 하다 보면 주변으로부터 좋다는 러닝화를 추천받지만 정작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기는 어렵다. 자신에게 꼭 맞는 기능과 특성을 갖춘 신발을 찾는 것도 요령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발 크기는 물론 발등 높이, 훈련법이 다르므로 주위에서 권하는 러닝화를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을 고르는게 중요하다. 발볼이 넓은 사람이 보통 한두 치수 큰 신발을 신으면 불편한 것은 물론 각종 발 부상을 입는 원인이 된다. 전문 마라토너들이 권하는 신발의 선택 기준은 간단하다. 쿠션이 좋고, 안정적이고, 가볍고, 편안한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설계된 신발이 좋다. 달릴 때 발과 신은 자기 몸무게의 3배 하중을 받는다. 몸무게가 70kg인 사람은 달릴 때 2백70kg의 하중이 발과 무릎을 거쳐 신체 곳곳에 전달된다.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동안 발생하는 충격은 총 6천∼7천t에 이른다. 따라서 충격을 흡수하고 하중을 적절히 분산해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고 장거리에 견딜 수 있는 탄력이 뛰어난 제품을 고르는게 좋다. 과체중이거나 무릎 관절이 약할 경우에도 반드시 탄력이 뛰어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발의 아치가 높은(평발의 반대 형태) 사람도 발이 뻣뻣하기 때문에 신발 탄력이 좋아야 한다. ◆ 초경량 마라톤화는 전문 마라토너용 ="기록을 단축하겠다"며 가벼운 신발을 찾는 경향이 많은데 초보자들은 피하는게 좋다. 신발이 가벼울수록 충격 흡수나 부상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몸무게가 50kg인 사람과 80kg인 사람에게 3백g의 신발이 똑같이 느껴질리 없다. 따라서 자신의 신체적 특성과 달리기 경력에 따라 맞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일반인의 경우 달리기 기록과 신발의 무게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전문 마라토너의 경우 신발 무게가 기록과 연관되지만 일반인이 가벼운 마라톤화를 신는다고 해서 기록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초경량 마라톤화는 오랜 훈련으로 주법을 터득한 선수용일 뿐이라는 말이다. 신발 전문매장에 가면 개인별 특성과 달리기 습관에 맞는 신발을 찾아준다. 매일 달리는 사람을 위한 신발에서부터 그저 가끔 생각날 때마다 달리는 사람을 위한 신발이 따로 마련돼 있다. 한국나이키 양두봉 수석 신발팀장은 "마라톤 선수의 경우 신발의 무게는 물론 세세한 항목들이 기록과 연관되지만 일반인이 마라톤화를 신어서 기록을 앞당길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며 "마라톤 선수가 아니라면 신발의 무게는 잊어버리는게 좋다"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