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9시.정보통신부가 광화문청사 14층 대회의실에서 처음으로 '월례 전략회의'란 걸 열기로 한 시간이다. 진대제 정통부장관이 주재키로 한 이 회의는 정통부가 추진하는 'IT(정보기술) 8·3·9 전략' 진행상황과 다음달 추진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다. 첫 회의라는 이유로 기자들에게 진 장관의 인사말과 비디오 상영까지 공개한다고 예고됐었다. 그러나 회의는 오전 9시 정각에 열리지 못했다. 진 장관이 지각했기 때문이었다. 회의 시작은 9시20분으로 미뤄졌다. 당초 9시로 잡혔던 진 장관의 회의장 입장시간도 10시20분으로 늦춰졌다. 모 업체가 주최한 조찬 세미나에서 질의 응답이 길어져 지각했다는 게 정통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관이 지각한 탓인지 회의 분위기는 맥이 풀린 것처럼 보였다. 장관의 강연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되는 동안 비좁은 회의실에 빼곡이 앉은 정통부 관리들은 쏟아지는 졸음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진 장관은 최근 열린 차세대성장동력추진위원회 회의에도 5분 늦게 나타나 눈총을 받았다. 과학기술부 정통부 산업자원부 3개 부처 장관의 저녁모임에도 제일 늦게 도착한 적이 있다. 진 장관이 왜 지각을 했을까. 그의 지각 배경을 두고 '요즘 다소 의욕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때마침 정가에선 누가 총리가 되고 누가 장관이 될 거라는 등 개각설이 나돌고 있다. 이런 때면 거론된 부처 장관은 힘이 빠져 의욕상실증에 걸리게 마련이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진 장관은 CEO(최고경영자)식 업무 스타일을 도입,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은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공직사회에 변화를 몰고 온 진 장관의 잦은 지각이 정치권의 '흔들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최명수 IT부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