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1천억 손실로 유동성 위기 .. 세원텔레콤 법정관리 신청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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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휴대폰 업체인 세원텔레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이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한 업체가 쓰러졌다.
업계에서는 적지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세원텔레콤의 여파가 다른 중견 업체들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저가 휴대폰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온 중견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원텔레콤은 지난 98년 휴대폰 수출을 시작해 2002년에는 2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고속성장을 했다.
수출 비중은 90%나 된다.
또 2001년 이후 5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국내 휴대폰 업계에서 4위를 지켜왔다.
유럽식이동전화(GSM) 전문업체인 맥슨텔레콤과 휴대폰 부품 회사인 SSI 등 10개가 넘는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회사는 그 동안 중국 위주로 사업을 해왔다.
전체 수출물량의 90%가 중국시장에서 팔렸다.
그러나 지난해 사스로 중국시장이 침체됐고 업체들이 출혈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1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내 자금난에 빠지게 됐다.
카메라폰 등 고가폰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휴대폰의 제품주기가 짧아지고 기능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한 중견업체로서는 신제품을 제때 내놓기가 어려웠다.
세원텔레콤은 지난해까지 흑백 휴대폰 위주로 수출하면서 중국 업체들과 저가 경쟁을 벌이다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카메라폰을 적시에 공급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9종의 카메라폰을 개발해 러시아 대만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중동과 유럽 남미지역에도 기본 계약을 체결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최근 자금난으로 매월 30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하는 김포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세원텔레콤의 법정관리 인가 여부는 적어도 1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그러나 "산업은행이 청산가치보다는 존속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법정관리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