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왔던 헤지펀드 자금이 한꺼번에 이탈했다. 하지만 뮤추얼펀드의 저가매수세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른바 "차이나 쇼크"여파로 외국인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나선데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렇게 요약된다.


최근 외국인 "팔자"의 상당 부분은 연초에 환차익을 겨냥해 들어왔던 "매크로(macro) 헤지펀드"의 발 빠른 자금회수 전략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3일 투기성향이 강한 매크로 헤지펀드의 자금회수는 피크를 지난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차이나 쇼크'여파로 한국시장의 성장 모멘템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해외 뮤추얼펀드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도 시들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갖고있다.


◆매크로 헤지펀드의 철수


최근 5일간 외국인 매물의 60∼70% 가량은 환율·금리 등 거시변수에 베팅해온 '매크로 헤지펀드'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올해 초 원화 강세(환율하락)를 예상해 한국 시장에 들어왔던 핫 머니가 차이나 쇼크 이후 일시에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출확대를 위한 환율방어(원화약세 유도)의 영향으로 작년말과 올해초 원·달러 환율이 비정상적 고공비행(달러당 1천2백원)을 지속하자 매크로 헤지펀드가 환차익을 겨냥,대형주를 대거 사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달러당 1천1백50원대 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차이나 쇼크 이후 다시 1천2백원대로 급반등할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매도에 나섰다는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환율 예상이 빗나가고 주식시장마저 상승모멘텀을 잃자 매크로 헤지펀드가 서둘러 자금을 빼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약해지는 외국인 매도공세


의사결정을 재빨리하는 헤지펀드의 특성상 이들의 자금회수는 일단락됐다(함춘승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사장)는 게 증권업계의 판단이다.


실제 외국인 매도강도는 약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하루 7천억원을 웃돌던 순매도 규모가 이날 절반으로 줄었다.


CSFB증권 관계자는 "절대 매도액이 더 많이 감소했다"면서 "외국인 매도공세가 피크를 지난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날 외국인의 절대 매도액은 6천8백억원으로 4월말(1조3천억원)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안승원 UBS증권 상무는 "대형 뮤추얼펀드들은 차이나쇼크의 파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여부와 2분기 기업실적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춘승 사장은 "헤지펀드의 매도공세는 지나갔지만 뮤추얼펀드의 투자심리가 너무 위축돼 있는 게 잠재 불안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뮤추얼펀드가 의사결정을 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