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에 피아니스트인 김용배 추계예술대 교수(50)가 3일 임명됐다. 김 신임 사장은 서울대 미학과 출신으로 '음대를 나오지 않은 피아니스트'라는 특이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피아노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버지니아 커몬웰스대 대학원,미국 카톨릭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0년부터 추계예술대 음악학부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해 온 김 신임 사장은 한국피아노학회 부회장(2002∼2003년)을 역임했고 올해 초부터는 한국피아노듀오협회 부회장을 맡아 활동해 왔다. 그는 특히 소아마비로 인해 다리가 불편한 가운데서도 의욕적인 연주 활동을 펼쳐 진작부터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 신임 사장은 임명 직후 "예술의전당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 예술가들이면 누구나 서보고 싶은 무대가 돼야 하고 또 그런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엔 공급 과잉이라 할 정도로 훌륭한 연주자들은 많지만 이들이 설 무대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젊은 음악가들에게 설자리를 많이 마련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그동안 예술계에 오래 몸담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신임 사장의 임명에 대해 예술계에선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행정관료 출신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인물 중에서 선임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이번 경우는 파격적"이라며 "성실한 분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장으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