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은 2004 특별공연으로 도니체티의 오페라 '루치아'를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도니체티의 대표작인 '루치아'는 영국의 문호 윌터 스콧의 소설 '람메르무어의 신부'를 원작으로 한 오페라로 원수지간인 두 집안의 자제 루치아와 에드가르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주인공 루치아역은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루치아 알리베르티(사진)가 맡는다. 루치아는 창법뿐 아니라 호리호리한 몸매, 매부리코, 입매마저도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쏙 빼닮아 '칼라스의 재림(再臨)'으로 불린다. 고난도의 기교와 풍부한 감정표현이 그녀의 장기다. 특히 3막에서 그녀가 약혼자를 찔러 죽이고 20여분 간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는 콜로라투라(장식적이고 화려한 기교를 내는 소리) 소프라노의 진수를 보여주는 절창으로 유명하다. 엔리코역에는 폭발적인 성량과 서정성을 자랑하는 바리톤 고성현이 낙점됐다. 현재 유럽에서 활동중인 고씨는 이번 공연이 4년 만의 국내 오페라 컴백무대다. 한국오페라단 박기현 단장은 "최근 독일에서 열린 테너 호세 쿠라와의 합동공연에서 고씨는 성량과 연기력에서 쿠라를 압도해 '쿠라의 밤을 훔친 동양의 거인'이라는 극찬을 받았다"고 전했다. '루치아 전문가수'인 폴란드의 소프라노 안나 스미치(루치아), 바리톤 최종우(엔리코)가 더블 캐스팅됐으며 메조 소프라노 김순미 박수지(알리사) 등 정상급 성악가들도 함께 무대를 장식한다. 음악은 드와이트 베넷(캐나다 로열 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이 지휘하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출은 이탈리아 로마 오페라극장 상임연출가인 마이루치오 디 마티아가 각각 맡는다. (02)587-195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