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은 결국 튼실한 기초의학에 기반을 둘 때 발전될 수 있습니다. 의학한림원은 기초의학을 육성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원로 의학인 모임인 대한의학한림원의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지제근 인제대 의대 석좌교수(66?사진)는 "의료계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학문으로서의 의학 발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 회장은 "그동안 의학자들을 대표하는 전문 단체가 없어 의학연구와 관련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의학한림원 회원들의 전문성을 적극 활용해 의학 발전을 위한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내 의학자들이 뛰어난 연구역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보가 부족해 자신들의 연구수준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매년 의학백서를 발간해 의학자들에게 연구정보를 제공하고 연구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회장은 또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자문 및 평가를 하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광우병 등 새로운 질병에 대해 의학계 전체가 공동 대응토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학기술한림원과의 업무중복 논란에 대해 "국내에는 41개 의과대학에 6천5백여명의 교수들이 있으며 관련 학회만도 3백여개에 이른다"며 "50여명의 의학자들로 구성된 과학기술한림원 의학부로는 의학 분야를 대변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과학기술한림원 측과의 갈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의학한림원이 발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우수한 회원들이 많아야 합니다." 지 회장은 공정한 심사를 통해 후학들이 본받을 만한 석학들을 영입,현재 1백67명인 의학한림원 정회원 수를 3백5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 회장은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서울대 교수를 거쳐 대한의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