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사동의 새안산레포츠교회에는 담장이 없다. 담장이 없으니 정문도 없다. 교회 옆의 널찍한 공원과도 경계가 없이 한 공간이다. 그야말로 '열린 교회'다. 교회 이름에 '레포츠'는 왜 넣었을까. 지난 1월 창립 10주년을 맞은 이 교회는 '불신자(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남성,젊은이들이 더 좋아하는 교회'를 지향한다. 교회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를 찾아오게 하자는 것.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레포츠와 문화'다. 이 교회는 2001년 안산 본오동에서 지금의 위치로 옮겨오면서 교회에 각종 스포츠·레저 시설을 갖췄다. 교회 건물 1층에는 3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헬스장과 스쿼시실,카페가 들어서 있다. 2층은 체육관을 겸한 예배당이다. 1천5백11평의 예배당에는 1천5백개 접철식 의자가 놓여 있다. 의자를 치우면 바로 농구 배구 등의 운동경기를 즐길 수 있는 체육관이 된다. 또 교회 건물 지하에는 25m 길이의 레인 5개를 갖춘 수영장과 2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옥사우나를 운영 중이다. 지난 3일 오전 이 교회를 찾았을 때 10여명의 주부들이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고 수영장에도 10여명이 레인을 타고 있었다. 예배당 옆에 마련된 1천7백여명의 지하교육관은 이 교회의 문화센터다. 각종 세미나실 집회실 이벤트홀 컴퓨터실 영화관 음악실 당구장과 식당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곳에선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 강습과 플루트 색소폰 바이올린 등 악기 강습,선물포장·풍선아트·구연동화·건강상담 등 20여개 문화강좌가 마련되고 있다. 이같은 레포츠 시설과 문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주민은 신자를 포함해 1천3백여명.수영장 회원만 8백여명에 이르는데 교회 신자보다 일반 주민들이 더 많다고 한다. 교회를 찾는 주민들의 표정도 무척 밝다. 마침 교회에 들어서던 서너 명의 주부들에게 이 교회 기획담당 신정범 목사가 "옷차림이 밝고 가벼워 보이네요. 어디 가세요?"라고 묻자 한 주부는 이렇게 대답한다. "교회에 놀러왔는데요." 새안산레포츠교회는 개척 10년만에 등록 신자 6천명,주일예배 출석 신자 3천5백명의 중·대형 교회로 성장했다. 그 주역은 김학중 담임목사(40)다. 그는 지역 주민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며 안산 시민을 위한 열린음악회,청소년을 위한 길거리 농구대회 등을 열어 주민들을 교회로 불러들였다. 오는 23일에는 교회 마당에서 '가족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또 오는 2006년 개교를 목표로 3백50명 정원의 국제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식만 기계적으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참된 인격과 품성,국제적 감각을 겸비한 인재를 키우겠다는 포부에서다. 신 목사는 "교회가 문을 닫아놓으면 예배밖에 할 일이 없지만 문을 열어놓으면 할 일이 무한대로 많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