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지난 6개월간 국제 금융시장은 불가능한 꿈을 꿔온지 모르겠다. 중국 경제가 연착륙(소프트랜딩)할 것이란 소망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에 대한 통계를 읽어보면 그 소망이 쉽게 깨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국 경제는 지난 1분기 9.7%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보다 무려 42%나 급증했다. 은행 대출은 전년대비 21% 증가,국내총생산(GDP)의 1백40% 규모에 이르렀다. 지난 3월 한달간 중국의 산업생산은 사상 최대치인 19.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드랜딩)할 것이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한번도 연착륙에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국제 사회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은 1978년 경제개혁을 실시한 이후 모두 세차례의 경기 급락을 경험했다. 1978,1984,1992년 중국은 경기가 정점에 도달했으며,세 차례 모두 그 후에는 경제성장률이 급강하했다. 중국 시장에서 큰 이익을 기대하며 투자를 늘렸던 외국 기업들이 엄청난 실패를 맛본 것도 바로 이 때다. 올해 역시 과거와 유사한 모습이 연출될 것은 분명하다. 덩샤오핑 정부는 1978년 산업화 정책을 부르짖으며 12%에 육박하는 인위적인 고도 성장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가 급락,중국 경제는 5% 내외로 성장률이 하락했다. 1984년 중국은 투자가 살아나면서 1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으나,1990년 천안문 민주화시위 직후에는 경제성장률이 0%로 급락했다. 1992년 덩샤오핑 주석은 또 다시 경제성장률을 14.2%로 끌어 올렸고,2년 뒤 성장률은 절반으로 급감했다. 문제는 이러한 통계 숫자들을 믿을 수 없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고(高)성장을 기록했을 때는 통계치를 낮춰 발표하고,저(低)성장일 경우 통계치를 높이는 거짓된 정보를 제공해 왔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밝힌 경제성장률은 9.1%지만,실제로는 11%를 넘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소수의 지도자들이 금융 시스템을 통제하고 있는 한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은 희박하다. 경제가 정치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게 문제다. 정치인들은 과잉투자를 좋아하며,이는 경기과열로 이어지기 쉽다. 시장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경착륙을 막을 방법이 없다. 원자바오 총리를 비롯 중국의 지도자들이 경기 긴축정책을 공언하고 있지만,이들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국영기업과 금융시장에 대한 통제 강화는 경착륙을 방지하는 근본적인 수단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 언제,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예측하기가 어렵다. 중국 경제는 종합적인 경제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몇몇 사람들의 마음먹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정부주도의 투자와 경제성장이 계속되는 한 경기의 급등락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에 대해 특히 조심하라는 당부도 덧붙이고 싶다. 미국 내 금리 인상시 중국에 몰려 있는 국제 투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정리=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 ◇이 글은 차이나 이코노믹 쿼털리의 조 스터드웰 편집장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China's Hard Landing'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