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급등하며 배럴당 40달러대에 바짝 다가섰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에 대한 테러우려가 고조되면서 유가가 조만간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분석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유가시대의 본격화와 함께 일부에서는 3차 오일쇼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프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은 "원유증산문제 논의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OPEC이 기존의 감산정책을 수정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유가 40달러시대 초읽기=뉴욕상품거래소에서 지난 5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은 전일보다 59센트 오른 39.57달러에 마감,14년 만의 최고치를 3일째 경신했다. 이날 WTI 가격은 장중 한때 39.70달러를 넘어섰다. 런던석유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도 전일대비 79센트 오른 36.72달러를 기록,역시 1990년 10월 이래 최고치로 급등했다. WTI 선물가격의 사상 최고치는 배럴당 41.02달러(1990년 10월11일)이다. 최근의 유가급등은 수급악화보다는 테러 등 심리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테러불안이 확산되면서 '유가 40달러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강해지고 있다. 레프코의 시장분석가 마셜 스티브스는 "지난주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외국인에 대한 테러공격이 발생한 뒤 테러리스트들이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맷USA는 유가상승세가 41∼43달러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고,뉴스테러 '바텀라인'의 편집자 존 퍼슨은 "유가가 연내 47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량이 예상치에 못미치고,여름철을 맞아 휘발유 공급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OPEC 6월회의서 증산가능성=유가가 테러변수로 예상 밖의 고공행진을 지속함에 따라 OPEC의 6월3일 정례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스기안토로 의장은 이날 기본적으로 유가급등이 수급보다는 지정학적 불안이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다음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증산 또는 쿼터확대를 논의하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OPEC 회원국들이 다음 회의에서 당초 합의를 깨고 '쿼터초과생산'을 용인하거나,공식적인 생산쿼터도 늘릴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