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t 트럭 4천1백80대분의 폐슬러지를 경기 북부지역 상수원인 한탄강 지류 주변에 매립한 업체 관계자가 검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 사건은 공무원 마을주민 경찰 사이비기자 등이 부패사슬로 엉킨 '합작품'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이중훈 부장검사)와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는 염색 폐수 찌꺼기인 폐슬러지 4만6천t을 무단 매립한 혐의(폐기물관리법 위반 등)로 경기도 포천시 신북환경개발 대표 최모씨(64) 등 회사 관계자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또 불법매립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거나 묵인해 주는 대가로 돈을 뜯어낸 혐의로 포천시청 폐기물관리계장 이모씨(44ㆍ구속) 등 공무원 2명과 사이비 기자, 마을주민 등 총 10명을 적발, 이중 4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폐슬러지 재활용업체로 허가받은 신북환경은 2000년부터 최근까지 포천에 9천평 규모의 폐수처리 사업장을 조성해 놓고 폐슬러지를 불법매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염색공장으로부터 11t 트럭 한대당 50만원씩 모두 20억여원의 처리비를 받아 챙겼다. 이 업체가 그동안 탈없이 '성업'할 수 있었던 것은 포천시청 폐기물관리 계장 이씨 등 담당 공무원 2명의 '비호' 덕분이었다. 이씨는 불법매립 사실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14차례에 걸쳐 총 2천5백만원을 받아 챙겼다. 부하직원인 김모씨(37)도 9차례에 걸쳐 2천1백20만원을 받은 뒤 매립량을 대폭 축소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S환경신문 기자로 행세한 김모씨(61ㆍ구속)와 A일보 포천시청 출입기자인 김모씨(49ㆍ지명수배) J환경신문사 사장 유모씨(56ㆍ지명수배) 등 사이비 언론인 3명도 수시로 사업장을 돌며 2백80만∼6백90만원씩을 뜯어냈다. 노란색 스쿠터를 타고 다녀 '공포의 노란빈대'로 통했던 마을주민 조모씨(69ㆍ구속)는 77회에 걸쳐 2천1백60만원을 갈취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마을이장 조모씨(45)도 1백80만원을 챙겼다. 자칭 명예환경감시원인 주민 김모씨(50)와 이모씨(59)는 환경감시단 마크가 찍힌 복장과 모자를 착용하고 나타나 최씨로부터 각각 1백60만원과 8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99년 최씨에게 사업장을 매각한 전 사업주 유모씨(47ㆍ지명수배)도 "폐기물 불법매립이 심각하다"며 최씨를 협박, 총 5천6백만원을 뜯어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반 이모 경장(38)은 검찰내사 정보를 몰래 빼내 포천시의 이 계장에게 수사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안테나' 노릇을 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