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모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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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대영박물관, 로마의 바티칸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로 꼽히는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에는 19세기까지의 동양과 유럽미술이 망라되어 있다.
루이 13세 등 국왕들의 소장품을 일반에 공개하면서 1793년에 '중앙미술관'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이 박물관에는 등록된 예술품만도 20만점이 넘고, 한 해 이 곳을 찾는 관람객도 4백만명을 웃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을 가장 붙들어 매는 것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4년간의 작업끝에 1506년에 완성한 명화 '모나리자'다.
그러나 신비한 미소를 느끼게 하는 모나리자도 5백살의 나이 앞에서는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다.
루브르박물관에서 최상급의 대접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이 노화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초상화를 떠받치고 있는 1.3cm 두께의 포플러 나무판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기름때가 끼고 조금씩 뒤틀리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도 두차례 진단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첨단 현미경과 X레이가 동원된 철저한 검사를 받는다.
그렇지 않아도 모나리자는 제작당시의 시원하고 여유있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그림을 닦아내고 광택용 니스를 바르는 과정에서 미세한 균열이 생겼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목판까지 손상이 가는 바람에 당국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고 들린다.
차제에 전문가들은 그림의 재료가 무엇인지, 그림이 온도변화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도 밝혀내 '천년수명'을 보장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놓았다.
모나리자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만큼이나 시련도 많았다.
1911년에는 이탈리아의 페인트공이 이 작품을 훔쳐갔다가 2년 후 피렌체의 한 호텔에서 발견돼 프랑스로 되돌아 갔으며, 2차대전 당시에는 독일군에 빼앗길 것을 우려해 시골의 한 작은 마을에 위장보관되기도 했다.
보들레르 등 세계적인 문학가들로 부터 "온갖 신비를 담은 부드러운 미소" "그 외모가 얼마나 수려한지 보기만 해도 슬픔이 사라진다"는 최상급의 찬사를 받는 모나리자가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계속 보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