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녹색 도시인' 돼볼까? ‥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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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수행ㆍ실천단체인 정토회 사람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정토회관의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다.
일을 본 다음에는 뒷물로 처리하고 수돗물 대신 중수통에 모아 둔 헹굼물로 변기 물을 내린다.
환경운동단체인 녹색연합 사무실에서 자장면을 시키면 젓가락을 가져오지 않는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의 정발고등학교 학생들은 자판기에서 일회용 컵 대신 개인 컵에 음료수를 받아 마신다.
이처럼 환경ㆍ생태운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시인들은 '공기 좋고 물 맑은' 전원생활을 동경할 뿐 실제 살고 있는 환경을 바꾸는 데는 무관심하다.
녹색연합에서 일하는 환경ㆍ생태운동가 박경화씨(32)는 그래서 "생태적 도시인이 되자"고 호소한다.
박씨가 쓴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법'(명진출판)은 이를 위한 실천 지침서다.
우선 집을 보자.
크고 넓은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풍수학에서 볼 때 1인당 적정 면적은 6평, 4인 가족이면 24평이 적당하다.
또 집은 통풍이 잘 돼야 한다.
공기청정기보다는 자연 환기가 우선이다.
베란다에 행운목이나 관음죽 아디안텀 등의 공기정화 식물을 가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경 호르몬과 새집 증후군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환기에 신경써야 한다.
가구 재료인 합판이나 원목가구에서 독성이 강한 포름알데히드가 나오므로 가구나 진열장의 문을 자주 열어 유해물질을 날려보내는게 좋다.
좀약 습기제거제 대신 종이에 숯을 싸 장롱에 넣어두고 광택제가 포함된 벽지와 합성풀 대신 한지와 밀가루풀을 쓰면 안전하다.
주방 욕실에도 생태적 실천과제가 많다.
흰색 화장지에는 표백제로 쓰인 화학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누런 재생휴지가 낫다.
또 합성세제는 인체의 신경조직을 약화시키므로 천연세제와 비누를 써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거름으로 만들면 쓰레기도 줄이고 퇴비도 얻는다.
몸을 위한 생태적 처방도 유용하다.
음식은 잡곡을 골고루 섞어 지은 밥과 야채를 즐겨 먹는 것이 몸에 좋다.
내장 비만을 없애려면 단식이 필요하고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는 집에서 직접 천연화장품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화학조미료 대신 다시마ㆍ멸치ㆍ홍합ㆍ보리새우를 가루 내어 쓰는 방법도 알려준다.
'젖짜는 기계'가 만들어낸 우유보다 메주콩과 견과류 미숫가루 등으로 두유를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저자는 "생태적으로 살려면 어렵고 돈이 많이 든다는 건 오해"라며 "생태적 도시인이 되면 정신없는 도시생활도 충분히 즐겁다"고 강조한다.
2백64쪽, 9천5백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