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지재권 분쟁 '몸살' ‥ "기술ㆍ수익모델 도용" 거액 줄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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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벽걸이TV(PDP)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터진 국가간 분쟁 이외에도 국내 업체들끼리 상표권이나 특허권 침해를 둘러싸고 다투는 사례가 꼬리를 물고 있다.
◆ IT분야 지재권 분쟁 사례
가장 최근에 발생한 건으로는 'MP3폰 분쟁'을 들 수 있다.
LG텔레콤이 MP3 파일을 무제한 재생할 수 있는 휴대폰 판매를 강행하자 음원저작권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일 MP3폰 판매를 중단하며 연예인들을 동원,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음악파일을 무제한 재생하게 되면 음악산업이 붕괴된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맞서 네티즌들은 'MP3폰 소비자 권리찾기 서명운동'을 펴기 시작했다.
LG텔레콤이 지난 2월 선보여 인기를 끈 '알라딘폰'도 분쟁에 휩싸였다.
중소기업인 서오텔레콤이 자사 특허인 '휴대폰 긴급구조요청 서비스' 기능을 알라딘폰에 무단으로 활용했다며 최근 LG텔레콤을 검찰에 고소했다.
일명 '컬러링'으로 불리는 통화연결음 서비스도 소송에 휘말렸다.
모바일 솔루션 개발업체인 애드링시스템은 특허 침해를 이유로 SK텔레콤을 상대로 민ㆍ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회사는 KT의 통화연결음 서비스 '링고'에 대해서도 특허권 침해 중지를 요청하는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상표권이나 비즈니스모델(BM)을 둘러싼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다음과 NHN간의 '카페 분쟁'이 대표적이다.
법원은 지난 6일 '카페'는 다음의 전유물이 아니라며 다음이 제기한 표장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NHN은 또다른 BM 소송건을 맞닥뜨리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아이가 키워드 검색광고기법 무단 도용을 이유로 NHN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 무엇이 문제인가
전문가들은 IT분야 지재권 관련 법제 정비가 미흡하고 전담조직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소송에 걸리는 기간이 빨라야 1∼2년이고 3∼4년까지 걸리는 경우도 많다"며 "분쟁 해결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련 조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특허 침해 여부를 판정하는 기관으로 특허심판원이 있으나 조직이 작아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대하국제특허법률사무소의 이우영 변리사는 "특허심판원은 특허만 담당하는 6개 부에 각각 4∼5명의 전문인력을 두고 있다"며 "일본만 해도 32개 담당부서에 인원도 10명씩이라며 한국의 현실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상대방의 지재권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풍토가 조성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법률 전문가들은 아무리 좋은 기술을 선보여도 다른 업체가 가로채 물고 늘어지면 중소기업으로선 당해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법률 전문가는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 '특허무용론'까지 거론될 정도"라며 "중재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재권 다툼은 자칫 IT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전담조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