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관련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표주자인 휴맥스를 비롯해 한단정보통신 현대디지탈텍 등의 주가는 하락세다. 반면 토필드 기륭전자 청람디지탈 등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차이는 셋톱박스의 수익성악화를 보완할 만한 사업 아이템을 미리 확보했는지 여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7일 코스닥시장에서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현대디지탈텍 등 '셋톱박스 3인방'은 나란히 52주 신저가로 곤두박질쳤다. 휴맥스는 3.59% 하락한 8천3백20원에 마감됐다. 한단정보통신은 3.66%, 현대디지탈텍은 5.92% 각각 떨어졌다. 이들 '3인방'의 주가는 올들어 줄곧 아래쪽으로만 움직이고 있다. 연초와 비교해 휴맥스는 절반 수준으로, 한단정보통신 현대디지탈텍은 최고가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토필드 기륭전자 청람디지탈은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토필드는 올해초보다 79% 올랐다. 기륭전자와 청람디지탈은 상승률이 1백40%, 1백48%에 달했다. 외국인들의 '사자'도 활발해 올해초 대비 외국인 지분율은 기륭전자가 19%포인트, 토필드가 6.28%포인트 높아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가방향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셋톱박스 부문의 매출비중을 꼽고 있다. 셋톱박스 부문의 불황이 실적악화와 주가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셋톱박스 비중이 70%를 넘는 휴맥스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4% 감소한 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단정보통신과 현대디지탈텍도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보증권 이대우 선임연구원은 "중국산 셋톱박스와 국내 OEM 업체들의 물량이 늘어나면서 셋톱박스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토필드는 셋톱박스에 녹화기능을 추가한 PVR를 통해 실적호전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순이익은 33억원으로 1백45% 급증했다. 기륭전자도 셋톱박스 매출은 줄었지만 디지털 위성라디오 부문 영업의 호조로 1분기 흑자전환했다. 청람디지탈도 위성라디오 수주 증가로 실적 호전이 기대되고 있다. 대신증권 이영용 연구원은 "PVR, 위성라디오 등의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여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셋톱박스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