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반짝 반등세를 보였던 도ㆍ소매 판매액지수가 3월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내수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서민들의 체감경기와 맞닿아 있는 소매업지수는 14개월째 내리막길이다. 이처럼 내수가 부진한데다 수입원자재 가격 부담도 커져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들은 채산성을 맞추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중 소매업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8% 하락,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백화점과 슈퍼마켓 홈쇼핑 등이 모두 부진의 늪에 빠져 하락폭이 전달(마이너스 2.0%)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자동차 및 연료 판매업도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 9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도매업이 3.6% 늘어났음에도 전체 도ㆍ소매업지수는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마이너스 0.3%)로 돌아섰다. 도ㆍ소매업과 함께 내수경기를 잘 보여주는 음식점업도 4.3% 줄어 2월(마이너스 1.2%)보다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제과점업과 주점업은 각각 10.6%와 8.6%나 줄었다. 부동산 및 임대업도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이 2월(마이너스 2.3%)의 3배가 넘는 9.4%까지 확대됐다. 불황을 모르던 학원업도 TV 수능과외 등의 영향으로 4.3% 줄었다. 이처럼 불황을 겪는 서비스 업종이 늘어남에 따라 통신업종 등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서비스업 생산지수 증가율은 2월(2.6%)에 비해 둔화된 1.9%에 그쳤다. 통신업은 부가통신 무선통신 등 전기통신 분야의 호조에 힘입어 13.0% 늘어나 13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1천4백97개 제조업체를 조사해 이날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는 조금씩 바닥을 벗어나고는 있지만 아직까진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87로 3월에 비해 6포인트 높아졌지만 기준치(100)에는 훨씬 못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업황 BSI는 84로 대기업(96)보다 크게 낮아 상대적으로 어려운 처지인 것으로 분석됐다. BSI가 100을 밑돌면 업황이 부진하다고 생각하는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또 원재료 구입가격 BSI는 151로 3월보다 6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웃돌아 국내 제조업체들이 원유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비용 부담이 커짐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의 채산성 BSI는 80에 머물렀다. 특히 중소기업 채산성 BSI는 74에 그쳐 사업을 꾸려가기도 힘겨운 상황으로 조사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