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시베리아 아무르강에서 결빙, 아바시리까지 떠내려와 온 바다를 가득 메운 유빙(遊氷)이 봄바람에 녹아든다.


유빙과 함께 찾아온 백조들이 노니는 굿샤로 호수의 모습이 평화롭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구시로 습지 하나 가득 내리쬐는 봄빛도 신비롭다.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대자연의 숨결.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으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에서도 동부지역의 자연을 찾아간다.


구시로에서 아침을 맞는다.


구시로는 홋카이도 동부 최대의 항구도시.


광활한 구시로 습지의 현관에 해당하는 곳이다.


구시로 습지는 일본 최대의 습지.


198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해마다 줄어드는 습지 면적과 물새가 서식하는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람사(RAMSAR) 조약에 가입하면서 국제적 보호지로 지정된 곳이다.



2만1천ha의 구시로 습지는 원시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습지 한 가운데로 구시로강 등 수많은 강이 흐르고 일본 최대 담수어인 2m짜리 '이토우'와 천연기념물인 두루미가 어울려 산다.


구시로 습지는 5천년 전 해안선이 밀려나면서 형성되기 시작해 3천년 전에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고 한다.


멀리 일본의 명산으로 꼽히는 오아칸다케, 메아칸다케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다.


구시로 습지는 자동차는 물론 사람도 들어갈 수 없지만 구시로역에서 토우로역까지 운행하는 3량 편성의 전망열차 노롯코를 타고 가며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


카누를 타고 구시로 강물을 따라 내려가는 1시간30분의 체험관광은 구시로 습지의 웅대함을 실감케 해준다.


습지에 서식하는 두루미 사슴 여우 등의 야생동물과도 만날 수 있다.


카누 탐험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구시로시 중심부를 흐르는 구시로강 하구의 누사마이 다리에는 일본 조각계를 대표하는 4명의 작가가 세운 여인 브론즈상이 서 있다.


홋카이도의 사계절을 상징하는 브론즈상으로,특히 안개 자욱한 밤 조명과 어울려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구시로역 앞의 와쇼 시장에서 파는 갓테동(마음대로 덮밥)이 먹는 즐거움을 준다.


따끈한 밥 위에 원하는 회와 연어알 등을 조금씩 얹어 먹는 방식이다.


원주민 아이누 말로 '움직이지 않는 대지'라는 뜻인 아칸 지역은 구시로시에서 북쪽으로 50km쯤 떨어져 있다.


자작나무와 원시림이 호수와 더불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아칸 국립공원이 있다.


공원을 향해 240번 국도를 지나는 관광객들은 큰 뿔을 가진 야생 사슴 가족이 마중을 나와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칸호에 다다르면 활화산인 메아칸다케 정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황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슬픈 사랑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마리모'라는 공 모양의 진귀한 담수초가 있는 아칸호의 풍경은 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환상적 그림 그 자체다.


데시카가쵸 옆 마슈우호는 유입되는 강물도, 흘러나가는 물줄기도 없지만 일년 내내 수위가 변하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호수.


물의 맑기가 바이칼 호수보다 더하단다.


물밑 41.6m 아래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자욱한 안개가 가시지 않아 그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다.


가와유온천역은 마슈우호 옆 경관 좋은 시골 간이역.


히로히토 일왕이 하루를 묵었던 방을 개조해 만든 시골역 카페다.


카페역 장작불 난로 옆에서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며 온천물에 발을 담그는 족욕은 이 지역 여행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재미다.


아칸 국립공원 내 제일 큰 호수인 굿샤로호에서는 노천욕을 즐길수 있다.


모래밭의 고운 모래를 퍼내면 따뜻한 온천물이 솟아 오른다.


마슈우호와 굿샤로호 사이의 유황산은 현재도 수증기와 연기를 뿜어내며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이다.


홋카이도 동쪽 끝에 위치한 시레토코 반도는 '대지가 끝나는 곳'을 의미한다.


일본 '최후의 비경'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원시림에 둘러싸여 있고, 반도 전체에서 온천물이 샘솟는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시레토코 고개 전망대 정상에 서면 해발 1천6백61m의 웅장한 라우스다케와 네무로 해협의 절경이 탄성을 터뜨리게 만든다.


홋카이도 동부지역에서는 또 하늘과 맞닿은 한없이 뻗어 있는 광활한 목초지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젖소가 있는 풍경이 있다.


눈감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작품이 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도처에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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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대한항공은 인천~삿포로(신치토세공항) 직항편을 주 5회 운항한다.


삿포로에서 구시로까지 국내선을 이용한다.


구시로는 여름은 짧고 겨울은 긴 편.


요즘의 아침 기온은 영상 2도 안팎으로 두꺼운 외투를 준비해야 한다.


홋카이도는 '홉 벨트'라 불리는 위도대에 위치해 맥주 맛이 일품이다.


세계 3대 맥주 가운데 하나라는 삿포로맥주가 유명하다.


일본에는 지역마다 특색 있는 '라멘'이 있는데 구시로 라멘은 면발이 가늘고 진한 국물 맛이 좋다.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다리 10개의 털게와 다리 8개의 왕게 등을 이용한 게 요리가 별미.


신선한 해산물을 숯불 위 석쇠에 굽는 '로바다야키'는 구시로가 원조.


눈 덮힌 산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또한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홋카이도의 맛'을 전해준다.


한진관광(02-726-5621)은 올 여름 시즌 구시로 전세기 여행을 안내한다.


오는 7월25일부터 8월15일까지 매주 일ㆍ목요일 2회, 총 7회의 구시로 전세기를 띄운다.


일반관광, 체험관광, VIP투어, 골프투어 등의 주제로 각각 4일, 5일 일정의 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시로(일본 홋카이도)=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