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가 각종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IT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생기는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자칫 IT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지 못한채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MP3폰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힘겨루기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도 그렇고,특허무용론이 제기될 정도로 동종분야 업체들이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시달리고 있는 것도 그렇다. 특히 MP3폰을 둘러싼 음원저작권 단체와 단말기 제조업자 사이의 갈등은 급기야 MP3폰 판매중단을 요구하는 연예인들의 시위와 네티즌의 권리찾기 서명까지 더해져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양상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전혀 없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음원저작권 단체나 연예인들이 지식재산권 보호 측면만 볼 것이 아니라 수익기반을 넓혀가겠다는 차원에서 접근하고,제조업자들이나 네티즌들은 지식재산권을 존중하겠다는 자세를 보인다면 얼마든지 타협할 여지는 있다고 본다. MP3폰 문제는 무엇보다 양자간 불신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따지고 보면 음질을 저하시킨다든지,재생기간을 아주 짧게 한다든지 하는 기술발전에 역행하는 타협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불신이 워낙 깊은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신뢰를 토대로 미래지향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서로 윈-윈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MP3폰처럼 기술이 융합하면서 빚어지는 갈등외에 동종 업체들간 분쟁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휴대폰 긴급구조요청 등 휴대폰 서비스와 관련한 각종 소송이라든지 포털업체들인 다음NHN간 '카페 분쟁'등은 그 대표적 사례들이다. 이런 분쟁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부당한 침해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문제는 늘어나는 분쟁에 비해 이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제도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는데 있다. 지금처럼 소송에 몇년씩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도 그 심각성을 인식할 때다. 제도 이전에 지식재산권을 존중해야 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지식재산권 보호 없이 독창적 기술개발이나 창작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이는 IT업계 모두 인식해야 할 점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빈발하는 IT 지식재산권 분쟁이 IT산업 발전을 가로 막는 꼴이 돼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