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정책 당국의 효율적인 거시경제 안정대책에 힘입어 올해 말을 고비로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경제과열 문제는 같은 이유로 4~5년 동안 몸살을 앓았던 10년 전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중국의 시장경제 발전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0년 전과는 다르다=지금 상황은 투자과열→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인한 물가급등→전반적인 경제불안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10년 전과 비슷하다. 그러나 대책은 크게 다르다. 10년 전에는 대응시기를 놓쳐 강력한 충격요법을 써야했지만 지금은 선제적인 성격의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현재 과열방지 대책은 '경기가 급상승하거나 급하강(大起大落)하는 상황을 막자'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은행대출 억제 분야를 철강 시멘트 납 부동산 등 투자과열 문제가 심각한 분야의 신규사업에 중점을 뒀다. 이들 산업의 고정자산투자 자본금 비율을 15%포인트 인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번 '차이나 쇼크'의 시발점이 됐던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은행대출 규제와 함께 △무분별한 토지개발 억제 △신규투자 관리 △물가관리 강화 △에너지 수급 관리 등의 종합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반면 10년 전 경제를 책임졌던 주룽지 당시 부총리 겸 인민은행장은 연간 통화발행량 및 금융기관 대출총액 통제 등 경제 전반에 급제동을 걸었다. 주 전 부총리는 특히 신규 프로젝트는 물론 추진 중인 투자 건에 대해서도 심사와 허가를 재검토하는 등 기업에 충격을 던졌다. ◆전문가 분석=모건스탠리의 중국문제 수석연구원인 스티븐 로치는 "10년 전 중국은 시장경제 운용 미숙 등으로 강력한 경기안정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불안을 잡는데 4~5년이 걸렸다"며 "그러나 지금은 경험이 많은 정책 당국자들이 거시경제를 통제하고 있어 올 연말을 고비로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올 경제성장률을 7%로 조정한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중국 경제는 오는 2005년까지 7%대의 안정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동북아경제 분석가인 쿼궈첸은 "지금 대책은 시장기능의 강화라는 측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강제적 지시에 의존했던 10년 전과 크게 다르다"며 "이번 대책은 중국의 시장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 부총리의 이번 조치가 투자과열 분야에 대한 은행의 무분별한 대출을 억제,은행의 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