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앞이 안 보인다. 증시는 폭락하고 환율은 1% 이상 급등,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져든 양상이다. 국제유가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기업과 가계에 부담을 더해 주고 있다. 중국이 경기과열을 억제하고 나서면서 유일한 희망이던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내수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부동산의 거품붕괴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10일 증시와 외환시장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지수가 올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블랙 먼데이' 현상이 나타났다.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5.73%(48.06포인트) 떨어진 790.68로 마감했다. 장중 771포인트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28.84포인트(6.61%) 추락하며 407.41로 내려앉았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0일간 18%(1백45포인트),코스닥지수는 9일만에 20.6%(84포인트) 급락했다. 외국인은 이날 3백20억원어치가 조금 넘는 물량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패닉 상황에서 투매 양상이 나타났다. 주가 폭락은 △미국의 금리인상 방침에 따른 아시아시장의 동반 하락 △사상 최고가격을 경신하는 원유가의 고공행진 △수출 전선에 차질이 예상되는 중국의 경기진정책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3대 악재와 더불어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정책의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불확실성이 총선 이후 오히려 더 증폭되면서 매수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의 불안한 여건을 반영,외평채 가산금리(10년물 기준)는 0.90%포인트로 지난 3일보다 0.16%포인트 급등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원 급등한 1천1백83원1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20일(1천1백88원) 이후 약 4개월만의 최고 수준이다. 미국 고용지표 호전과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인한 달러화 초강세로,엔·달러 환율이 뛰면서 원화도 동반 급등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국내 경제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뎌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 때문에 제자리걸음을 했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주말과 같은 연 4.42%였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