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애니콜 SCH-V490/4900'은 1백30만 화소급 카메라폰이다. 여기에 MP3플레이어가 지원되고 폴더와 플립의 장점을 결합한 '슬라이드업(slide-up)' 시스템까지 가미했다. 이 제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기술혁신 상품경쟁력 성장예측 고객만족도 등 전 부문에 걸쳐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대표 이기태)는 지난 88년 휴대폰을 첫 생산한 이래 96년 4월에는 세계 최초로 CDMA단말기를 생산하는 등 작년 말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3위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급성장은 한 가지 히트상품으로 만족하지 않고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구미에 맞춰 워치폰 TV폰 듀얼스크린폰 등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발빠르게 개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디자인의 독창성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2002년 우수디자인으로 선정된 'SGH-T100' 모델의 경우 '인체의 부드러움과 우주의 신비'라는 컨셉트를 통해 단일 품목으로 1천만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애니콜의 품질에 대한 고객의 호평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작년 8월부터 유럽에 선보인 'SGH-E700' 모델은 안테나 없는 최신 디자인의 카메라폰으로 '휴대폰의 벤츠'라고 불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삼성애니콜 'SPH-A600' 모델은 지난해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미국인이 갖고 싶어 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1위'로 뽑히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자동차에 타고 있던 한 시민이 삼성애니콜을 통해 구조요청을 해 살아난 사례가 나왔는가 하면 작년 11월엔 애니콜이 무게 2t 화물차량이 밟고 지나갔으나 정상적으로 작동돼 중요한 업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페루 IOC위원의 감사편지가 삼성전자에 전달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특히 올 1ㆍ4분기의 경우 삼성전자는 러시아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 해외 메이저 시장에서 삼성이 선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조사기관인 MRG 자료에 따르면 1ㆍ4분기중 러시아 휴대폰 시장에서 1억6천7백만유로의 매출로 1위에 올라 노키아 모토로라 등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삼성 휴대폰은 우크라이나에서 시장점유율 1위(27%)를 차지하는 등 최근 러시아와 인접국가들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정보통신총괄)은 "이번 수상은 '신시장 개척정신'과 기술 및 인적투자를 통한 연구개발 중시의 기술경영을 바탕으로 초일류 제품 개발에 매진해온 결과라고 생각된다"며 "끊임없이 'World First, World Best(세계제일, 세계최고)' 기업으로 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054)479-5287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