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메이저 게임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자신이 있습니다." 비운의 1세대 게임개발자인 이상윤 판타그램 사장(33).그는 콘솔게임 '킹덤 언더 파이어:더 크루세이더즈'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주목받았던 PC게임을 잇따라 개발했음에도 거래업체의 부도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이 사장은 신작게임 크루세이더즈로 반드시 명예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그는 "오는 9월 말께 크루세이더즈를 미국 한국 등지에서 선보일 계획"이라며 "세계시장 판매 목표량을 50만장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판매가격이 49달러 안팎으로 결정될 예정이어서 2백50억원의 매출은 거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루세이더즈는 2년에 걸쳐 30억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는 가정용게임 X박스 타이틀로 중세를 배경으로 군대를 육성해 적을 물리치는 게임이다. 판타그램은 최근 크루세이더즈의 미국 배급권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주는 계약을 맺었다. 늦어도 내달 초에는 미국을 제외한 일본 유럽 등의 시장에서 게임배급을 맡을 업체들을 추가로 선정할 예정이다. 재도약의 발판을 콘솔게임으로 정한 이 사장은 온라인게임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샤이닝로어'로 쓴 잔을 마셨지만 다시 온라인게임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개발기획은 없지만 리니지류의 천편일률적인 롤플레잉게임이 아닌 새로운 장르의 온라인게임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94년 이 사장이 설립한 판타그램은 87년 5명의 겁없는 10대 게이머들이 결성한 게임개발팀 '뉴에이지'가 시초가 됐다. PC게임 '포가튼 사가'와 '킹덤 언더 파이어'가 각각 17만장과 40만장씩 팔렸으나 두차례 모두 거래사의 부도로 판매대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