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채권 등 금융시장이 이달들어 전세계적으로 급랭 분위기에 휩싸인 것은 투기자본의 차익 실현 및 투자대상 변경 등 움직임때문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진단했다. FT는 주가와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금값마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점을 볼때 경기 주기가 바뀌고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주식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고 더구나 금은 대표적인 불황기 대안 투자 대상이기 때문이다. 대신 이 신문은 저금리와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을 틈타 고수익 투자를 꾀했던 국제 투기자본이 일시에 움직인 탓에 금융시장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년동안 장.단기 금리 차익을 노리거나 낮은 금리로 달러화를 빌려 신흥시장 등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를 찾는 `캐리 트레이드'로 수익을 챙긴 투기자본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자 한꺼번에 투자 자산을 재편성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3월에 성장 둔화 조짐을 보였던 미국 경제가 고속 성장 징후를 완연히 드러낸 지난달 말 이후 금융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었다는 점도 이같은 논증을 뒷받침한다. 금리 인상이 거의 기정 사실로 굳어지면서 달러화 조달 비용 증가를 우려한 투기자본이 보유 자산을 현금화하면서 달러화 수요가 증가해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고 이는 다시 투기 자본의 조바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전체 시장에서의 투자 심리 위축을주도한 것. 여기에 지난 1년동안 적당한 속도의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왔던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논의의 본격화와 함께 성장 둔화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는점도 단기간 폭락 장세 형성을 거들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