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지역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서산은 지난 2001년6월 인지면에서 분양된 청구 '제네스'(4백99가구)아파트가 최근까지 미분양으로 남아있을 만큼 시장이 '죽은' 상태였다. 하지만 3년여만에 분양된 읍내동 롯데 '낙천대'(7백90가구)가 최종 계약일인 지난 10일 70%의 높은 계약률을 기록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현진종합건설 한국토지신탁 등이 이달 말께 아파트 분양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이 지역 신규 분양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를 조짐이다. ◆3년만에 재개된 신규분양의 성공 업계는 롯데건설의 낙천대아파트가 70%의 계약률을 기록하자 매우 고무된 분위기다. 이 단지는 50평형대 청약경쟁률이 9.44 대 1에 달하는 등 청약 때부터 관심을 끌었다. 특히 평당 분양가가 4백10만∼4백80만원으로 인근 읍내동 현대아파트(평균 4백만원선)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었지만 브랜드 파워와 품질 고급화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계약기간 내내 '떴다방'(이동중개업소)이 몰리면서 50평형대는 5백만∼6백만원,33평형은 1백만∼2백만원의 프리미엄(웃돈)까지 붙었다. 이 지역에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았던 청구 제네스도 최근 계약률이 90%를 넘어섰다. ◆예상되는 인구증가가 호재로 작용 서산시의 현재 인구는 15만명 수준에 불과하며 그동안의 인구증가도 더딘 상태였다. 이처럼 열악한 수요기반 때문에 사업계획승인을 받고도 분양을 미루는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인근 대산항과 산업단지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특히 기아자동차 소하리(광명시) 공장이 서산지방산업단지로 2006년까지 이전할 계획이어서 인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김진표 롯데건설 분양팀장은 "기아자동차 이전 효과로 최소 2만∼3만명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임대 아파트 물량이 자취를 감춘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지개 펴는 분양시장 현진종합건설은 이달 말 동문동에서 34∼45평형 5백59가구를 분양한다. 한국토지신탁의 '코아루'(6백여가구)도 동문동에서 같은 시기에 분양될 예정이다. 현진종합건설은 벌써부터 분양성공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 회사 분양사무소에는 전화 및 방문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김태우 현진 주택사업팀장은 "서산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모두 벗어나 있어 가수요도 적지 않다"며 "롯데건설의 성공에 자극받은 업체들의 분양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읍내동 상록부동산 관계자는 "그동안 워낙 공급이 없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지만 수도권 규제를 피해 내려온 투기세력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산=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