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의 살림살이가 1조3천여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공적자금 손실분을 대거 국채로 전환함에 따라 정부 채무는 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재정경제부가 11일 발표한 '2003 회계연도 결산'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백95조3천4백94억원의 세금을 걷어 각종 사업에 1백88조37억원을 지출, 7조3천4백57억원의 잉여금을 냈다. 당초 예산(1백91조8천9백93억원)보다 3조4천억원가량의 세금이 더 걷힌데 따른 결과다. 잉여금 가운데 6조1백32억원은 올해 사업예산으로 이월돼 순수 잉여금은 1조3천3백25억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잉여금을 채무 원금과 이자 등을 갚는데 쓴 뒤 남으면 다음해 예산으로 이월하게 된다. 정부가 보유한 채권은 재정융자특별회계 등 특별회계의 융자액 등이 감소함에 따라 1백30조5천9백2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8%(28조6천4백38억원) 줄었다. 예비비는 4조8백25억원 중 재해대책비 등으로 3조3천65억원이 지출되고 3천28억원은 올해 예산으로 이월돼 4천7백32억원의 잉여금이 발생했다. 이밖에 정부 빚은 1백58조8천2백47억원으로 2002년(1백26조6천2백97억원)에 비해 25.4%(32조1천9백50억원) 늘었다. 이같은 증가율은 지난 99년(25.6%)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재경부는 구조조정에 투입된 공적자금 14조4천억원이 국채로 전환돼 국가부채에 포함된 데다 지나친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액을 늘림에 따라 정부 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보유한 사무용기기 산업기계 등 물품액은 6조9천7백5억원으로 전년(6조2천1백88억원)보다 12.1%(7천5백17억원)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사무용기기가 1조4천6백1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전기ㆍ통신기기 1조1천3백5억원 △운반ㆍ건설기계 1조6백95억원 △기타 실험장비 9천2백36억원 △의료 및 화학분석기기 6천7백97억원 △산업기계 5천80억원 등의 순이었다. 국유재산은 전년도(1백95조5천2백7억원)보다 3.5%(6조8천2백47억원) 증가한 2백2조3천4백5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에 대한 출자로 유가증권 규모가 늘어난 데다 학교시설 등 건물의 신ㆍ증축 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