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최근의 한국증시 급락과 관련,하락할 만한 환경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투자자들의 과민반응으로 낙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외국자본의 매도세가 주춤하면서 살 기회를 보는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코리아펀드를 운영하는 도이치자산관리의 펀드매니저 존 리는 11일(현지시간) "아시아 시장으로 들어간 헤지펀드들이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에 대비,한꺼번에 돈을 빼내고 있다"며 "최근 2~3년간 벌 만큼 벌었기 때문에 금리인상 파장을 우려하면서까지 주식을 들고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의 움직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지만 막연한 불안감이 겹쳐 종합주가지수의 낙폭이 컸다"며 "주가는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긴 하지만 삼성전자가 고점 대비 20% 정도 빠질 만큼 그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부 헤지펀드의 투자주문을 받아 처리하는 대우증권 뉴욕현지법인의 김홍곤 법인장은 "지난주 초반부터 헤지펀드들이 본격적으로 매도에 나섰다"며 "하지만 주가가 많이 빠졌기 때문에 다시 살 찬스를 볼 것이며,실제 현대자동차 같은 주식에 사자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매튜스아시아펀드의 펀드매니저인 마이클 오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9%에서 7%로 낮아지더라도 한국 수출에 미치는 타격은 그리 크지 않고 고유가 충격도 비단 한국만 받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투자자들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자본은 국제 경제상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성숙한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장기투자하는 국내 기관투자가가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