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기업유치' 발벗고 뛴다] (16) 골프메카로 뜨는 '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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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서도 꼴찌에 버금갈 정도로 낙후된 함평군이 대규모 골프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며 '골프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는 이석형 함평군수와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노력, 지역주민의 동참으로 이뤄낸 결과다.
함평군이 골프사업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10월.
이 군수가 골프장 건설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주민동의서를 사전에 받으면서부터다.
이 군수는 '골프장 유치를 위한 범군민서명운동 동참 서명록'을 만들어 주민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함평군의 재정자립도는 11%대로 못사는 전남에서도 꼴찌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웠다.
군예산도 연간 3백억∼5백억원대에 불과했다.
대물림해온 가난이 지긋지긋해 사람들은 줄줄이 고향을 떠났고 어느덧 인구도 3만명대로 떨어질 처지에 놓였다.
이대로 가다간 군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이때 이 군수가 내놓은 돌파구가 바로 손때 묻지 않은 함평의 '청정자연'과 '골프장 유치'였다.
유명 관광지조차 하나 없는 군에 골프장을 만들어 이용객을 끌어들이고 이들에게 청정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판다는 구상이었다.
주민들도 군수의 구상에 적극 동조했다.
이 군수는 이와 함께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함평농고에 골프연습장과 주차장 벙커 등의 시설지원에 나서 국내 최초의 골프특성화고로 개편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특히 지난해 10월 재정경제부에 골프특구 지정을 신청하는 등 골프를 특화사업으로 육성하려는 군의 의지가 알려지면서 사업문의가 이어졌다.
함평군 노맹섭 투자진흥계장은 "인접한 서해안고속도로 등 편리한 교통망과 평당 1만5천원대의 싼 지가, 수려한 풍광 등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전국 최초로 함평골프고에 이어 미국 LA골프대학교 분교가 오는 2005년 개교를 목표로 인가신청 중이어서 골프장 유치가 한층 탄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도 '골프함평'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내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함평나비CC가 부지를 매입한 데엔 이들 공무원의 역할이 컸다.
매입자와 소유자간 이견이 컸던 임대지 5만평은 향후 각자의 감정평가를 통해 평균금액을 거래가로 한다는 협약서를 만들어 거래를 성사시켰다.
특히 개인소유지 1만평은 전화착신을 거부하고 잠적한 목포의 땅주인을 수소문해 끈질긴 설득작업을 벌인 끝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했다.
"함평에 가면 골프장 업무에 대해서는 군이 발벗고 도와주더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함평군은 지난 5일과 9일 모두 7개 업체로부터 골프장 건설을 위한 2천2백7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연간예산이 1천억원이 조금 넘는 함평군으로선 예산의 2배에 이르는 거액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 미국의 투자회사인 코스타 엔터프라이즈(대표 김태영)가 신광면 송사리 59만평에 27홀과 9홀 규모 골프장과 골프리조트 골프대학 등을 갖춘 1억달러 규모의 종합 골프타운을 조성키로 하고 지난해 9월 타당성조사를 마친 상태여서 가난한 산골이었던 함평은 '골프천국'으로 변모될 전망이다.
함평=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