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계 투자기관인 플래티늄자산운용이 삼성물산 지분을 5% 이상 취득,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5% 이상 보유한 외국인 대주주는 영국계 헤르메스에 이어 두번째다. 외국인 지분율이 연초 38%에서 45%대로 급증한 데다 5% 이상 대주주가 속출하면서 기업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플래티늄은 12일 삼성물산 주식 5.83%(9백5만7천10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취득기간은 작년 7월부터이며 가격은 7천원대부터 1만4천원대까지 다양하다. 플래티늄은 "투자목적으로 주식을 샀으며 임원 임면,분할·합병,영업양수?도 등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이와 관련,플래티늄이 삼성물산이 보유한 투자유가증권에 관심을 갖고 투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투자유가증권은 작년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등 상장사 13곳과 삼성SDS 등 비상장사 10곳에 달한다. 특히 상장사 주식의 경우 장부가격(주당 순자산)만 2조8천5백67억원이나 된다. 이날 삼성물산 시가총액(2조4백50억원)보다 많다. 이선일 동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주가는 투자유가증권의 가치가 결정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플래티늄이 삼성물산의 경영권을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계 연기금 운용사인 헤르메스가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외국인 전체 지분이 45%대에 달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삼성물산의 법적 최대주주인 삼성SDI의 지분은 4.52%에 불과한 데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더라도 8.08%에 지나지 않는다. 계열사인 삼성생명 지분 4.67%를 포함해도 13%가 채 안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과거 헤르메스의 지분매입 때도 M&A 가능성이 제기됐었다"며 "M&A가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으로 이날 증시에서 삼성물산은 7.35%나 급등하며 1만3천1백50원에 마감됐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