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기기 전문업체인 휴메드(주)(대표 정우준). 지난 2001년 10월 설립된 이 회사는 신생업체임에도 불구, 국내 최초로 심장동맥을 넓히는데 사용되는 의료 기기인 스텐트를 개발해내면서 업계의 기린아로 부상했다. 스텐트란 좁아진 심장동맥을 확장시키는데 사용되는 그물 망 모양의 금속물질을 말한다. 이 회사가 개발한 스텐트는 외국에서 개발된 기존 스텐트에 비해 굴곡이 심한 혈관에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유연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휴메드는 스텐트에 이어 최근 심폐소생술(CPRㆍCardio Pulmonary Resuscitation)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기계장치인 'CPR Machine'을 개발해 또 한번 업계의 '이슈메이커'로 부상했다. 이 장치는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제품에 비해 이동성이 탁월하고 기타 장비와의 융합성이 뛰어나 실제 응급 구조상황에서 사용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제품이다. CPR Machine은 심장 수축과정에서 피스톤이 가슴의 심장부위를 압박하는 동안 흉부에 둘려진 벨트가 흉곽을 동시에 조여주도록 설계됐다. 심장 이완과정에서 피스톤이 스프링에 의해 원래의 위치로 복귀함과 동시에 흉부의 벨트도 원상태로 돌아가는 혁신적인 구조를 지녔다는 점이 특징. 더불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휴대가 용이하게 디자인된 점도 돋보인다. 휴메드 직원들은 수입에 의존하던 전문 의료 기기를 국산화, 자체 브랜드를 구축했다는 자긍심이 대단하다. 그래서 무결점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의료용 기기의 경우 미세한 하자만 있어도 곧 환자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도와 완성도, 안전성에 심혈을 기울인다. 0.01%의 하자도 허용할 수 없다는 각오로 품질검사 팀과 작업당사자 모두가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생업체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승승장구하는 휴메드에도 물론 시련의 세월은 있었다. 의료용 기기를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정우준 대표를 끊임없이 괴롭힌 난제는 기술적인 기반이 국내에 전무했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끊임없이 투입되는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어떻게 감당해 나가는 가도 문제였다. 여기에 중소기업에 열병처럼 번지고 있는 인력수급난도 겹쳐졌다. 의료 기기 시장은 소비자의 검증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 기술의 상업화가 요원한 특성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인적ㆍ물적 한계를 등에 업고 처녀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부담은 한때 회사를 존폐의 위기에까지 내몰았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은 정 대표의 사업성에 대한 확신과 투철한 의지를 꺾기에는 부족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오히려 공격경영을 선포한 그는 출혈을 감수하고 R&D 투자를 늘려갔고 소수정예 인재들을 인력 풀로 확보하며 난제들을 극복했다. 정 대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의료 기기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는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R&D에 투자하는 것도 의료 기기의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CPR과 약물코팅 스텐트 개발을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그에게 꿈을 물어봤다. 대답은 미리 준비해 놓은 듯 곧이어 돌아왔다. "우선 휴메드를 의료 기기 분야에서 알아주는 탄탄한 브랜드로 키워보겠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당연히 세계시장 석권이죠" (02)796-8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