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종 대표주인 신세계가 약세장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보기술(IT) 등 다른 업종 대표주의 경우 실적 모멘텀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약화되는 추세인 데 반해 신세계는 이제 막 실적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신세계의 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서 하반기를 겨냥,이 회사 주식을 선취매할 만하다는 증권사들의 추천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신세계의 최대 매력은 '불황일수록 돋보이는 유통업종의 강자'라는 점이다. 실제 신세계는 극심한 내수부진에도 불구,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불황을 덜 타는 할인점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4월 매출액(4천8백48억원)과 영업이익(4백46억원)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5.6%,30.4%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예측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나증권 민영상 연구원은 "E마트의 신규점 개장(하반기까지 9개 신설)과 함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1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20%를 넘는 매출 증가세를 거둔 점이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일투자증권 구본용 연구원은 "몇년 전부터 추진해온 물류시스템 개선 등 비용절감 노력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세계가 대주주인 조선호텔이 올해말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신세계의 조선호텔에 대한 지분율은 현재 96%로 기업공개 과정에서 일부 보유지분 매각에 따른 현금유동성 증가가 예상된다. 신세계건설(32.4%) 신세계I&C(29.8%) 등 계열사의 우량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최근의 주가조정에도 불구,다른 업종 대표주에 비해 주가 수준이 높은 것은 부담 요인이다. 송계선 동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가 4월말 고점대비 10% 이상 하락했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12.6배로 시장 평균 7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한영아 연구원은 "E마트 신규 점포에 비해 기존 점포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도 유의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신세계의 현 주가(23만원,13일 종가)가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30만∼35만원)보다 30∼50% 정도 낮은 상태여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금처럼 약세장일 때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