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의 해병대 군종장교(목사)가 고공에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누비며 장병들에게 정신교육을 하고 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5년째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군종장교 곽은광 대위(37)는 지난 4월 말 해병대 공수기본훈련과정에 지원해 장병들과 함께 3주간 훈련을 받으면서 세 차례에 걸쳐 공중에서 낙하산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오는 데 성공해 13일 자랑스러운 '공수마크'를 가슴에 달 수 있었다. 공수훈련은 20대 초반의 장병들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된 과정이었기에 곽 대위에게는 불가능할 수도 있었으나 군종목사로서 장병들에게 정신적인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일념 때문에 무사히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곽 대위는 "1주차 훈련을 받으면서 어깨 통증이 너무 심해 중도포기도 생각했으나 비행기에서 강하하기 전 두려워하던 장병들이 무사히 낙하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외면할 수 없어 막판까지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1992년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곽 대위는 힘든 훈련과정에서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바라는 장병들에게 보탬이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99년 두 번째로 군문에 들어섰다. 아버지 곽용기 목사(66)도 15년간 군종장교로 복무하다 소령으로 예편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