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환사채(CB) 전환가격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가격을 낮추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CB 전환가격과 BW 행사가격을 낮추면 그만큼 주식이 늘어나게 돼 물량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13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이후 CB 전환가와 BW 행사가를 낮춘 기업은 우영 엔바이오테크놀러지 등 23개사로 집계됐다. 5월 들어서만 14개사가 전환·행사가격을 낮췄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40% 이상 내렸고 절반 이하로 낮춘 곳도 있다. 전문가들은 하향조정 폭이 클수록 CB·BW 주식전환 때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우통신공업은 최근 1회차 CB 전환가를 3천3백95원에서 2천4백49원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주식전환 때 발행물량은 38.63% 늘어나게 된다. 엔바이오테크놀러지는 2회차 BW의 행사가격을 2천7백원에서 2천50원으로 낮췄다. 신주인수권 행사가능 주식수는 31.7% 증가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시그엔이 1회차 보증사채의 전환가액을 2천81원에서 액면가인 5백원으로 75%나 낮췄다. 전환주식 증가율은 3백16%에 달한다. 이밖에 우영 코레스 등이 CB 전환가를,벤트리와 중앙디자인 등은 BW 행사가를 각각 하향조정했다. 최근 CB BW 전환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는 것은 시장 침체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환가액은 주가와 연동시켜 조정할 수 있도록 돼있어 주가가 하락하면 전환가도 낮아진다. CB의 경우 3개월마다 전환가가 조정되며 조정가액은 최근 종가와 1주일,1개월 평균 주가 등을 고려해 산출된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전환가 수준은 액면가까지 낮아질 수 있다. 특히 2002년 4월 이전에 발행된 CB 등은 해당 업체 필요에 따라 더 낮출 수 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전환가액을 낮춰 주식 전환을 유도하면 기업 재무구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잠재 매물 부담으로 향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자자들은 전환청구권 행사 가능 시기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