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 盧 직무복귀] 직무정지 2개월동안 '재충전' 기회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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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뒤 14일 헌법재판소가 이 안을 기각시키기까지 63일간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적인 권한과 지위는 중단됐다.
탄핵의결 직후 노 대통령은 "폭넓게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데 시간을 잘 활용하겠다"며 자신의 활동범위를 '학습과 자성'으로 정했다.
노 대통령은 이후 관저에 칩거하면서 본관으로는 발길을 끊었다.
대신 청와대 뒷산으로 산책을 겸한 등산,독서,아들 딸 만나기,청와대참모와 열린우리당 측근 회동이 반복됐다.
앞서 읽었다는 '칼의 노래'를 다시 손에 잡는가 하면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이 건넨 '경제전쟁시대 이순신을 만나다'도 읽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기자들과의 등산에서 링컨의 얘기를 거듭 꺼내며 현직 외교부 심의관의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을 감명깊게 읽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외출 대신 관저에서 토론을 많이 했다.
주제는 노사문제나 국제정세 등 국정현안,장기발전 과제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정치인,경제·안보전문가 20여명과 각각 만났고 문화·출판인사들도 초청했다.
몇몇 경제학자들과는 2∼3시간씩 토론도 벌였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4월 등산회에서 "이제 세상은 20세기 (좌우)이념대립의 시대에서 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 경쟁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피라미드형 지배구조가 수평형의 네트워크형으로 바뀌어 간다"고 말했다.
총선 이후 불거진 좌우,보혁구도의 철 지난 이념논쟁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미리 분명히 한 셈이다.
청와대의 한 측근은 "향후 정국운영 및 국정방향과 관련,하나의 이정표와 같은 말"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상생과 통합의 정치론,당·청 분리원칙,행정부와 국회의 역할론 등이 모두 여기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