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은 지난 4.15총선 이후 이미 예견된 일이어서 부동산시장에 급격한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따라서 지난 총선 이후 형성된 지금의 부동산시장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신행정수도 재료가 있는 충청권 토지시장은 기대감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한 반면 신규분양시장과 서울 강남권 시장은 경기침체 주택거래신고제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등의 영향으로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토지시장에는 호재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충청권 토지시장이 최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신행정수도 이전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충청권 토지시장은 이미 지난달 총선 이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의 탄핵 결정 이후 최고 20%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총선 이후 낙폭을 회복했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주변지역에 다시 한번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JMK플래닝의 진명기 대표는 "충북 오송 등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는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로 과세되는 토지투기지역이어서 매매가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이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주변지역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분양시장에는 큰 영향없을 듯 총선 이후 신규 분양시장은 전국적으로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권 핵심지역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도권 북부에 이어 수원 화성 등 수도권 남부시장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아산 서산 등 충청권 분양시장도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분양권 전매 제한으로 가수요자들은 발 붙일 곳이 없어졌고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실수요자들은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입지여건이 뛰어나거나 분양가가 싼 지역들만 선전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총선 이후 정부가 '경제살리기'에 나서면서 분양시장 정책의 방향이 다소 바뀌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부동산경기가 내수경기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신규 분양시장의 숨통을 트는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아파트값은 당분간 약보합세 총선 이후 정부는 집값만은 잡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해왔다. 주택거래신고제 등을 흔들림없이 실행해 집값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탄핵 기각을 계기로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물론 정부가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등을 통해 양질의 주택이 공급되는 것을 막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다시 한번 집값이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주택거래신고제,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양도소득세 중과세 등의 정부 대책이 워낙 강력해 집값은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정부의 재건축 및 세금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5∼7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여서 당분간 집값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에셋의 김광석 팀장은 다만 "강북지역은 뉴타운개발,청계천복원,용산미군기지이전 등의 호재가 있어 보합 내지 강보합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