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고유가, 중국의 긴축 정책 등 해외 악재에 직면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말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선 이후 수급 기반의 취약성이 심화되면서 조그만 충격에도 30 포인트가 넘는 급등락장세가 하루 걸러 반복되고 있다. 14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의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8.67포인트 상승으로 출발했으나 대통령 탄핵안 기각 이후 하락세로 반전, 장중 30 포인트가 넘는 급락세를 나타내다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또 코스닥지수도 14 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4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탄핵안 기각이 증시에는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에 따른 일시적 반등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날 폭락세는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쏟아진 게 원인이었다. 개인과 외국인이선물을 대거 매도하며 선물보다 현물(주식)이 비싸지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발생했고 5천47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흘러나오면서 주가를 급격히 끌어내렸다. 선물시장에서 이날 장중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2.0 포인트까지 악화되기도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물이 쏟아져 나왔지만 향후 장세에 대한극도의 불안감으로 이를 소화할 만한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가파른 하향 곡선이 그려진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간 국내 증시를 떠받쳐온 외국인 매수세가 끊긴 상황에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과 중국의 긴축 정책, 그리고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선 고유가로인해 앞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증시 주변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급 기반마저 무너지면서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주택가격 버블 붕괴→ 소비 위축→ 주가 하락→ 주식 자금 순유출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로 연결되는 구도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3.4분기까지는 종합주가지수가 700선 안팎으로 떨어지는 조정장세가 진행된 뒤 4.4분기부터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