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1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으로 정국불안이 해소되었다며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노무현 대통령 집권 2기의 정책 방향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점치느라 촉각을 곤두세웠다. ◆경제살리기 정책 유지해야 재계의 관심은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가 더욱 탄탄해진 정치적 입지를 바탕으로 개혁 우선 정책을 펼지에 집중되고 있다.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되고 대우종합기계 매각과정에 노조 참여가 허용되는 등 기업의 운신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데다 개혁세력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재계는 최근 경제상황이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한 위기국면임을 내세워 정부가 경제안정과 성장위주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급한 투자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경영권 불안감을 해소하고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등 정부가 '성장우선' 정책을 확고히 채택,정책적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향후 국정운영의 중점을 경제활성화를 통한 민생안정에 두어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투자환경 조성에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이현석 조사본부장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돌아가서는 안 되며 정부가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북돋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관계 안정 시급 재계는 노사관계 안정도 경제살리기를 위한 시급한 과제라며 정부와 노동계의 협력을 거듭 요청했다.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 이후 비정규직 처우개선,노동조건 후퇴없는 주5일제 실시와 임금인상,노조의 경영참여 등 노동계 요구가 우려할 정도로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보장과 임금인상을 동시에 요구하는 노동계 주장이 강화될수록 기업들은 비정규직 고용을 확대하고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노동계의 자제를 촉구했다. 경총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만큼 노동계의 요구만 수용하는 쪽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지게 되면 기업활동이 어렵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며 정부 정책이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처우개선도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문제부터 풀어가면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5일 근무제 역시 법 개정 취지에 맞게 월차휴가 폐지,연차휴가 조정,연장근로 상한선 및 할증률 조정,생리휴가 무급화 등의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조의 경영참가 문제와 관련,재계는 투명경영을 위해 경영상황 일부를 노동자들에게 공개할 수는 있어도 노조와 경영권을 공유할 수는 없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