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고유가와 조기 금리 인상 우려에 발목이 잡혔다. 국제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14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 인도분은 배럴당 41.38달러까지 급등,2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빨아들이는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할 만큼 공급이 달릴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유가는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는 데다 인플레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고유가의 검은 그림자까지 찾아와 증시는 전진을 할 수 없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4일 10,012.87로 마감,한 주 동안 104.47포인트 하락했고 나스닥은 1,904.25로 폐장돼 13.71포인트 떨어졌다. 주 후반에 발표된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미시간대에서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 지수는 94.2를 기록,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향상되리라는 기대가 어긋난 것이다. 소비자 물가는 소폭 올랐다. 지난 4월 소비자 물가는 0.2% 올랐고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는 0.3% 뛰었다. 4월 산업생산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높은 0.8% 늘었다. 이같은 경제 지표 자체보다는 고유가와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을 압도한 것이다. 그같은 우려에 비하면 시장이 잘 견뎠다는 안도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토드 클라크 웰스파고증권 주식거래책임자는 "지난주 금요일 나스닥은 떨어졌지만 다우는 소폭 올랐다"며 "출발할 때의 주변 여건이 나빴던 것에 비하면 다행스러운 마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가가 당분간 일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개별 기업별로는 담배회사 알트리아의 주가 변동이 주목을 끌었다. 알트리아 주가는 플로리다대법원이 1천4백50억달러에 달하는 담배회사에 대한 소송 기각 결정을 재고하겠다고 발표,12일 무려 6.5% 이상 떨어졌지만 UBS가 14일 크래프트 주식 매각 전망을 토대로 투자등급을 올려 2% 반등했다. 엑슨 모빌은 고유가 덕에 14일 1.3% 상승했다. 이번주에는 눈에 띄는 경제 지표 발표가 없다. 18일 발표되는 신규 주택 착공건수와 20일로 예정된 4월 경기선행지수가 고작이다. CBS 마켓 워치는 신규 주택 착공건수가 3월보다 다소 적은 1백98만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새로운 재료가 없다면 지난주처럼 고유가와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을 압도할 것 같다. 빌 내이처 내셔널시티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캘린더는 텅 비었다"며 "결과적으로 고유가가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이라크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오래가며 단기 금리가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를 투자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시장은 출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